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은 하나의 산업이자 사회적 실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령화, 스트레스 사회, 관계 단절, 우울과 불안의 증가 속에서 자연과 농업을 활용한 치유 활동에 대한 사회적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다. 실제로 학교, 복지, 보건, 관광, 지역공동체 분야까지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면서 치유농업은 농업의 새로운 기능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치유농업의 외형적 성장과 달리 현장에서는 여러 문제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어떤 농장은 치유의 철학과 공익적 의미는 뛰어나지만 운영의 지속성이 약하다.
프로그램 숫자와 연구는 늘어나고 있지만, 효과 중심 연구에 비해 현장 적용성과 지속 운영 구조는 여전히 약한 경우가 많다. 또한 경영 측면에서도 어떤 가치와 기준을 중심으로 치유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이 모호한 사례도 나타난다. 일부 치유농장에서는 수익 중심 운영에 치우쳐 일반 체험농장이나 관광 프로그램과의 차별성이 흐려지기도 한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를 설명하기 위해 「치유농업의 지속가능성 3요소 이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이론은 치유농업이 지속 가능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가치(Value), 내용(Content), 경영(Management)의 세 요소가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세 요소 가운데 어느 하나만 강조될 경우 치유농업은 방향성을 잃거나 지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첫 번째 요소는 가치(Value)이다. 가치는 치유농업의 존재 이유와 철학에 해당한다. 왜 운영하는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어떤 사회적 의미를 가지는가에 대한 방향성이다. 인간의 정서 회복, 자연과의 연결, 공동체 회복, 관계 형성, 삶의 안정감 회복 등은 치유농업이 추구하는 대표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가치가 분명한 치유농장은 프로그램 운영 방식에서도 일관성을 가진다.
참여자를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함께 관계를 형성하는 존재로 바라보며, 자연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대로 가치가 약한 경우 치유농업은 단순 체험 소비나 이벤트성 관광으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일부 현장에서 “치유”라는 이름은 사용하지만 실제 운영은 일반 체험과 큰 차이가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번째 요소는 내용(Content)이다. 내용은 참여자가 실제 경험하는 활동과 운영 구조를 의미한다. 치유농업의 효과는 단순히 좋은 시설이나 아름다운 환경만으로 형성되기 어렵다. 활동의 흐름과 참여 방식, 감각 자극, 관계 형성 구조, 몰입 경험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치유 경험이 만들어진다. 예를 들어 음식치유에서는 단순히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재배하고, 수확하고, 씻고, 자르고, 함께 조리하고, 같이 먹으며 대화하는 과정 전체가 치유 경험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내용은 치유농업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핵심 기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치유농업의 내용은 단순한 체험 나열이 아니라 반복성과 관계 형성 구조를 포함해야 한다. 한 번의 이벤트보다 다시 방문하고 싶은 경험, 사람과 연결되는 경험, 생활 속에서 이어질 수 있는 경험이 중요하다. 치유농업이 지속적인 수요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미와 몰입, 관계와 공감이 함께 작동하는 콘텐츠 구조가 필요하다.
세 번째 요소는 경영(Management)이다. 경영은 치유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현실적 기반이다. 아무리 가치와 내용이 뛰어나더라도 운영 주체가 생계를 유지하지 못하면 장기적인 지속은 어렵다. 따라서 치유농업은 공익성과 함께 현실적인 수익 구조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경영은 단순한 돈벌이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체험 운영, 고객 관리, 인력 운영, 안전과 위생 관리, 브랜드 구축, 지역 연계, 홍보 전략 등을 포함하는 종합적 개념이다. 최근에는 음식치유, 웰니스 관광, 농촌 체류형 프로그램, ESG 연계 활동, 기업 연수, 지역문화 체험 등 다양한 방식의 치유농업 비즈니스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치유농업이 기존 시장과 연결되는 방식이다. 스트레스 해소 시장, 고령자 돌봄 시장, 관계 회복 시장, 웰니스 관광 시장, 환경교육 시장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와 수요 속에서 치유농업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치유농업은 단순히 농촌 체험을 판매하는 산업이 아니라 현대인의 삶의 문제를 완화하는 산업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가치·내용·경영의 세 요소는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순환 구조를 이룬다. 가치는 방향을 만들고, 내용은 신뢰와 효과를 형성하며, 경영은 지속성을 유지한다. 가치 없는 경영은 일반 관광사업으로 흐르기 쉽고, 내용 없는 가치는 선언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또한 경영이 없는 이상적 프로그램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따라서 앞으로의 치유농업은 단순히 가치강조와 연구와 이론 중심의 프로그램 중심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요한 것은 가치·내용·경영이 균형을 이루는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정책과 교육, 현장 운영 역시 이 세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정립될 필요가 있다. 치유농업의 미래는 “좋은 활동”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제 치유농업은 가치만 이야기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내용을 통해 실제 효과를 만들고, 경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과 지역 생태계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시점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환경을 고려한 치유농업 음식치유.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4.28.).
허북구. 2025. 치유농업 음식치유에서 안전관리.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4.13.).
허북구. 2025. 치유농업의 수익모델과 치유관광.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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