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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가스트로노미 관광과 전남 청년창업농의 가능성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6-05-13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최근 일본의 지역 관광은 단순한 먹거리 관광을 넘어 ‘가스트로노미 관광(Gastronomy Tourism)’이라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가스트로노미(Gastronomy)는 일반적으로 ‘미식’ 또는 ‘식문화’로 번역되지만,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의미하는 개념은 아니다.

 

음식의 재료와 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삶과 식사 방식까지 함께 이해하는 종합적인 음식 문화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가스트로노미 관광은 단순히 유명음식을 먹는 관광이 아니라 음식이 만들어지는 지역의 자연과 역사, 문화와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는 관광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은 오래된 간장 공장과 사케 양조장, 전통 발효식품, 향토요리 등을 지역 관광 자원으로 연결하고 있다. 방문객은 단순히 음식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현장을 보고, 지역 이야기를 듣고, 직접 체험하며 숙박과 식사를 함께 경험한다. 음식이 지역 문화의 입구 역할을 하는 것이다.

 

특히 일본 가스트로노미 관광의 특징은 ‘맛 중심’보다 ‘경험 중심’이라는 점이다. 왜 이 음식이 만들어졌는지, 어떤 자연환경 속에서 생산되는지, 지역 주민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를 함께 전달한다. 결국 음식은 지역 정체성과 기억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된다.

 

이러한 흐름은 전라남도의 청년창업농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전남은 천일염과 젓갈, 장류와 발효음식, 남도 한정식, 갯벌 식문화, 섬 음식, 전통주와 차 문화 등 전국적으로 경쟁력 있는 음식 자원을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로컬푸드와 전통 발효식품, 감성 카페와 지역 디저트 등에 관한 관심까지 높아지면서 음식 자체가 관광 콘텐츠이자 문화 소비 형태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전남은 풍부한 농수산물 기반 식재료와 향토음식 문화가 잘 남아 있다는 점에서 가스트로노미 관광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남도 음식은 이미 전국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지역마다 독특한 제철 음식과 발효 문화가 살아 있다. 이는 지역 전체를 하나의 음식 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또한 청년창업농 입장에서도 장점이 있다. 대규모 시설농업이나 스마트팜은 초기 투자비 부담이 크지만, 음식과 체험, 공간을 결합한 창업은 비교적 작은 규모에서도 시작할 수 있다. 오래된 농가나 빈집을 활용해 농가 카페나 발효 체험 공간, 농가식당 등으로 연결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특히 청년층은 SNS 활용과 감성 브랜딩에 익숙하기 때문에 지역 자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강점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전남의 청년창업농은 단순 생산농업에서 벗어나 음식과 경험, 공간과 이야기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같은 매실이나 차(茶)라도 어느 마을에서 어떤 풍경 속에서 생산되는지, 어떤 계절 문화와 연결되어 있는지를 담아낼 때 비로소 지역의 콘텐츠가 된다.

 

농촌 공간 자체를 단순 생산 현장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장소로 바꾸는 감각도 중요하다. 작은 농가 카페와 꽃차 공간, 발효 체험장은 음식의 맛을 넘어 기억과 감성을 남긴다. 여기에 SNS를 통한 이야기 공유 문화까지 더해지면서 농업은 점차 경험 산업의 성격을 갖게 되고 있다.

 

특히 앞으로의 농촌 관광은 단순 체험보다 쉼과 정서적 안정, 관계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 자연 속에서 음식을 만들고 함께 먹으며 교류하는 경험은 음식치유와 치유관광의 성격까지 갖게 된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창업 형태가 지역 활성화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해 지역 농수산물을 활용하고, 지역 식재료를 지역에서 소비하며, 외부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게 되면 생활인구 증가와 지역 경제 순환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청년창업농 정책은 단순히 논과 밭 중심의 전업농 육성만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음식과 관광, 발효와 체험, 지역 문화와 치유 콘텐츠를 함께 연결하는 형태도 보다 넓은 의미의 창업농 개념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지역 식문화와 농촌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활동 역시 농촌의 지속 가능성과 지역 활성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4. 싱가포르, 식용곤충의 고전.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4.08.28.).

허북구. 2024. 식용곤충으로 만든 술.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4.11.03.).

허북구. 2023. 식용곤충과 배양육 그리고 전남농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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