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높은 천산산맥을 배경으로 그려진 벽화는 한 마리의 말과 고려인 여성의 모습을 담고 있다. 벽화의 제목은 “우린 어머니의 나라 고국으로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로, 이는 고려인의 고국에 대한 한없는 그리움과 희망을 표현하고 있다.
1937년, 스탈린 정권은 극악무도한 정책을 펼쳐 수많은 고려인들을 중앙아시아의 척박한 땅으로 강제이주시켰다. 이 과정에서 고려인들은 화물열차에 실려 인간 이하의 대우를 받으며 간신히 자리잡은 고향같은 ‘연해주‘ 를 떠나야만 했다.
중앙아시아 낯선 황무지는 가혹한 기후와 부족한 자원으로 인간이 살기 어려운 곳이었다.
그러나 고려인 선조들은 뛰어난 농경지식과 성실함, 인내와 의지로 척박한 땅에서도 농사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들의 피어린 노력들은 소련 정부가 인정하는 "노력영웅"이라는 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는 구소련 시절, 노력영웅 중 많은 수가 고려인들이었다는 역사적 사실로 증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공 뒤에는 스탈린 정권의 냉혹한 노동 착취가 숨어 있었다. 스탈린은 고려인들을 강제집단농장으로 동원해, 척박한 사막 지역을 개간토록 했다.
카자흐스탄 북쪽 끝자락, 연교차가 90도에 달하는 험난한 지역에서도 고려인들은 추위와 굶주림을 이겨내며 단 3년 만에 농사를 성공시켰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또 다른 오지로의 집단농장 이주가 기다리고 있었고, 끝없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그러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고려인들은 '고국, 어머니의 나라'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 깊이 품고 살아갔다. 이들은 반드시 고향으로 돌아가리라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마침내 그 꿈이 이루어져 후손들이 조상의 땅에 돌아와 마을공동체를 이루고, 선조들의 눈물어린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광주 고려인마을에 그려진 이 벽화는 그러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았던 고려인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또한 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 벽화는 단순한 예술작품이 아니라 깊은 역사적 교훈과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속에는 선조들이 품었던 고국에 대한 그리움과 희망, 그리고 그 꿈이 이루어진 오늘날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특히, 광주 고려인마을은 단순한 고려인 정착지를 넘어 역사를 기억하고 공유하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꿈을 키우는 공간이다.
아울러, 고려인의 고난과 극복, 희망을 기념하며, 한국 사회와 세계에 중요한 역사적 메시지를 전하는 장소로 발전하고 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아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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