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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장례 꽃장식, 흰색 국화가 사용되는 이유 퓨너럴 플로리스트, 경영학박사 이윤희 2024-06-26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국화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장의용 꽃으로 많이 사용된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에서 특히 흰색 국화가 제단 장식용으로 많이 사용된다. 일본은 생화제단에 국화를 조형물처럼 정교하게 장식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사용되는 국화는 대부분 흰색이다.

 

흰색 국화가 많이 사용되므로 그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화가 장례제단에 많이 사용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본지를 통해 소개한바 있다(이윤희. 일본 장례 꽃장식의 국화, 일본 전통문화 아니다. 전남인터넷신문 2024.6.23).

 

장례 꽃장식에 국화가 사용된 배경에 대한 자료를 보면 국화 사용은 이해가 되더라도 흰색 위주로 사용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을 것이다. 흰색을 사용해야 하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나 일본에서는 장례 제단에 흰색 꽃을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나 관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흰색의 꽃은 일본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장례용으로 이용되어 온 전통이 있는데, 그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연계의 꽃 색 계통은 흰색계가 약 33%로 가장 많고, 이어서 황색계가 28%, 적색계가 20%, 보라색계와 청색계를 합치면 17%, 그 외의 계통색이 2% 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꽃의 색깔별 비율은 노란색이 32%, 흰색이 28.6%, 청색이 27.1%, 적색이 12.3%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자연계에서 흰색과 노란색이 가장 흔하고, 이 두 가지 색을 가진 꽃이 약 60%이상이 되므로 선택될 확률이 그만큼 높다. 실제로 과거에 일본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장례 꽃장식에 흰색의 국화뿐만 아니라 황색의 국화도 상당히 사용되었다.

 

꽃이 색을 나타내는 것은 색소 물질 때문이다. 꽃의 색소에는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베타레인, 엽록소라는 4대 색소가 있는데 이들 종류가 세포에 축적되어 색이 나타난다. 플라보노이드에 속하는 안토시아닌이 꽃잎 세포에 축적되면 빨강이나 보라색,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쌓이면 노란색이 된다. 둘 다 없으면 흰색, 둘 다 있으면 오렌지색 또는 갈색이 된다.

 

식물에 따라서 각각 색소의 종류가 다르거나 각각의 색소의 배합에 의해 다양한 꽃의 색이 만들어진다. 국화의 노란 꽃잎과 하얀 꽃잎의 차이는 카로티노이드 색소 함유의 유무 차이이다.

 

국화에서 흰색 꽃잎과 노란색 꽃잎에서 있는 유전자를 비교해 보면, 카로티노이드를 분해하는 효소의 유전자가 흰 꽃잎에서는 작용하고 있으나 노란 꽃잎에서는 작용하지 않는다. 국화의 하얀 꽃잎에서는 카로티노이드를 만들고 있으나 효소에 의해 황색이 분해되어 버리기 때문에 하얗게 되는데, 그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장례식 제단 장식에 활용하기 좋으면서 재배가 쉽고, 이용성이 좋아 생산성이 높은 일륜 국화(스탠더드 국화) 품종 중에는 이렇게 효소에 의해 황색이 분해되어 버린 것들이 많다. 그러면 왜 과거에는 노란색도 장례꽃으로 사용되었을까?

 

과거에는 장례 제단 꽃장식용으로 사용되는 스탠더드 국화가 많지 않은 가운데, 노지에서 생산된 저렴한 황색 국화가 장례용으로 상당히 많이 이용되었다. 또한 1990년대 말까지 황색과 백색 꽃 종류였던 춘광 품종과 추국 계통으로 흰색과 황색 꽃을 가진 수방력이, 서머옐로우(Summer Yellow) 많이 재배되었다. 즉, 황색 꽃이 많이 유통되었으므로 장례식 꽃으로 많이 이용되었다.

 

그런데 황색 국화 중의 하나였던 춘광은 마디 사이(절간장,節間長)와 꽃목이 길어 B-9 처리가 필수적이며 흰녹병에 대단히 약했다. 수방력은 흰녹병에 특히 약하고 동계 저온에서는 화색이 파랗게 되었다. 여름 고온기에는 종종 액아가 착생되지 않아 적심(摘心) 후 곁가지가 나오지 않는 불맹아(不萌芽) 현상이 다발했다. 그러던 차에 이들 품종의 단점을 보완한 암의백선(岩の白扇) 등의 국화 품종들이 육성되었는데, 이들 품종은 공교롭게도 대부분이 흰색이었다.

 

그래서 2000년대 이후 춘광과 수방력 품종이 사라지면서 장례 꽃장식에서도 노란색 국화는 사라지고, 흰색 국화 일변도로 사용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장례식 꽃은 흰색 국화 위주로 사용되었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서 장례식 꽃장식은 흰색 국화라는 이미지가 심어지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일본 장례식에서 흰색 국화가 사용되게 된 것은 관습, 종교, 특정의 의미보다는 흰색 국화의 공급이 많았고, 구입하기 쉬운 환경이 지속되면서 계속 이용되었다. 그것에 따라 흰색 국화는 장례식 꽃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었고, 그 이미지에 따라 흰색 꽃의 연쇄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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