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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채소재배 열풍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2023-03-09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영국에서 채소재배 열풍이 불고 있다. 채소재배 열풍이 불게 된 주요 배경은 과일과 채소 부족 현상이다. 


영국에서 과일과 채소 부족 현상이 일어난 것은 주요 수입처인 북아프리카, 남유럽, 모로코, 스페인의 혹한, 폭우, 홍수로 인해 수확량이 크게 줄어 공급망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영국 현지에서 생산된 채소 수확량 감소 또한 채소 부족도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과일과 채소가 부족하다 보니 고객이 구매할 수 있는 과일 및 채소 제품의 수에 대한 제한을 발표한 슈퍼마켓이 많다. 과일과 채소를 두었다가 비게 된 선반의 사진이 소셜 플랫폼에 유포되기도 했다. 슈퍼마켓 등지에서 채소의 제한 판매는 오이, 토마토 같은 것의 구매 개수를 제한하거나 품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영국 중부와 맨체스터시티 같은 대도시에서도 과일과 채소가 부족하며 특히 토마토와 양상추가 부족한 실정이다. 토마토는 95%가, 양상추는 90%가 수입에 의해 공급되었기 때문이다. 이외에 계란 또한 공급 부족으로 한 번에 몇 개밖에 살 수 없다.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영국의 현지 농민들도 높은 에너지 가격, 원예 자재의 비용상승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과일과 채소가 부족하자 종자 판매의 급증과 채소재배자가 늘어나고 있다. 영국 방송사(BBC)는 지난 3일 왕립원예학회(RHS)가 2022년 동기 대비 유통업자의 2월 종자 판매는 20%가 증가했으며, 종자 온라인 업체에서는 2월 종자 판매량이 5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많이 판매되는 종자는 감자, 완두콩, 기타 콩, 토마토, 오이, 고추, 양상추, 기타 샐러드 채소,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셀러리 등 거의 모든 채소 종자이다. 채소재배 열풍은 종자 판매에 그치지 않고 재배 관련 상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유통되는 채소 부족에 따른 채소재배 열풍 이면에는 영국인들의 정원과 원예에 대한 지식 그리고 관련 자재의 개발과 유통의 발달도 한 못하고 있다. 영국인들이 식물과 정원을 즐기고, 식물 가꾸기를 좋아한 문화는 19세기 중반 빅토리아 여왕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는 영국 원예업의 전성기라고 할 수 있다. 식민지 확장을 통해 영국과 세계의 무역이 더욱 빈번해졌고 많은 귀족, 부유한 가족, 신흥 무역상들은 이국적이고 희귀한 식물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서로 경쟁하는 것 외에도 서로 다른 기후대의 품종을 전시하기 위해 온실을 짓고 정원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연구하고 많은 정원사를 고용했다. 당시 정부는 대영제국의 업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여름철이면 온난한 기후의 식민지에서 가져온 꽃과 식물을 공원에 자주 전시하여 서민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그 당시 상류층에서는 특히 난초가 인기를 끌었다. 수집가들은 개인 식물전문가를 극동으로 보내 다양한 색상의 난초를 구입하여 영국으로 가져왔다. 식물은 열대 및 아열대 것도 인기가 있었다. 이것들은 관리 필요성이 적고, 빛이 부족해도 생존할 수 있으며, 종류에 따라서는 극한의 온도차가 있는 환경을 견딜 수 있어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20세기 초, 미술 공예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사람이 화려하고 호화로운 온실 식물 대신 진달래, 목련, 동백나무 등 야외에서 쉽게 자랄 수 있는 것들로 눈을 돌리면서 인기를 얻었다. 이것들은 식재와 번식이 용이하여 정원사를 통해 서민들에게도 다양한 품종이 보급되어 원예의 대중화 길을 열었다.

 

영국에서는 비밀의 화원(The Secret Garden), 버드나무 숲(Willow Forest)처럼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자연과 식물 중심의 책 또한 일찍부터 많이 만들어졌다. 현재도 잡지는 물론 방송에서도 정원과 원예 생활 등에 관해 다루는 프로가 많다. 그래서 시민들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정원과 원예에 접근하면서 관련 산업이 커졌고, 이번처럼 과일과 채소 부족 현상이 일어나자 직접 재배에 뛰어들게 되면서 재배 열풍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정원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꽃 명소나 꽃축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육식물 및 관엽식물 취미 인구 또한 늘어나고 있다. 이 분위기를 식물을 심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문제, 식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전남산 농산물의 가치를 알고 소비자로 전환될 수 있도록 연계하려면 관련 자료의 연구, 발굴, 보급 등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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