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유엔세계식량계획(WFP)이 2022년 9월에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은 82개국의 3억 4,500만명에 이른다.
이는 2019년 시점 1억 3,500만 명의 약 2.5배 수준이다.
특히 수년간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에서는 2,200만 명이 굶주림 상태에 있으며, 국토의 1/3이 홍수로 침수된 파키스탄에서도 사태는 매우 심각하다.
식량 위기가 심각해지자 미래의 단백질로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식용곤충이다. 곤충의 단백질 함량은 85%로 20%를 조금 넘는 돼지, 소, 닭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곤충은 이처럼 단백질 함량이 높음에 따라 새로운 ‘대체 단백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관(FAO)의 식용곤충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구상에서는 1,900종 이상의 곤충이 소비되고 있다. 가장 많이 소비하고 있는 곳은 개발도상국이며, 곤충식의 수요는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용곤충의 사육은 지속 가능한 방법이며, 농산물의 부산물이나 식품의 잔여물을 사료로써 이용하는 것에 의해 폐기물 삭감에 활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FAO의 보고서에는 또 “식용곤충은 영양가가 높은 양질의 식품으로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소화가 잘된다. 오메가3, 오메가6 등의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적절하며, 비타민과 미네랄(비타민 A, B, B12, 마그네슘, 철)도 풍부하다. 장내 세균의 영양원이 되는 프리바이오틱스 섬유도 포함되며, 또한 소비자의 느낌도 양호하고, 매우 맛이 좋다는 평가도 있다.”라는 내용이 있다.
미국 농무부(USDA) 보고서에 의하면 “독일의 곤충 식품 시장은 틈새시장이지만 곤충 식품 제조 기업 제품의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유기 식품 전문점 등에서 소매도 진행되어 확대되고 있다”라는 내용이 있다. 또 “독일에서는 새로운 경향으로 고급 레스토랑에서 곤충 식품을 포함한 메뉴가 증가하는 움직임도 있다”라는 내용도 있다.
독일의 소비자 단체가 2020년에 실시한 시장조사에서는 시리얼바, 스낵, 버거, 베이커리 등 곤충이 첨가된 식품은 약 40종류에 이르며, 이것들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식품업계 잡지에 따르면 세계 식용곤충 시장은 매년 2-30%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이 계속됨에 따라 2027년의 식용곤충과 관련 제품의 세계 생산액은 46.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연합(EU)은 곤충식의 보급을 향해서 한 걸음을 내디뎠는데, 2022년 2월 거저리 유충, 메뚜기에 이어 귀뚜라미를 세 번째 신규식품(Novel Food)으로 정식 승인했다. 공표자료 내용에는 “이들 곤충은 안전하고 영양가가 높고 환경부하가 낮은 식량으로 그대로 간식 혹은 분말로 해서 다른 식품 원료로 먹을 수 있다”라고 되어 있다.
EU에서 통과된 새 법안에서는 지난 1월 24일부터 집 귀뚜라미를 식품 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집 귀뚜라미는 인간 식품의 영양 부족을 채우기 위해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영양 밀도가 높은 곤충이다. 8종의 곤충 또한 현재 EU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EU에서 거저리, 메뚜기, 귀뚜라미를 식품 재료로 사용하는 것을 승인함에 따라 비스킷, 국수, 빵, 아침 식사용 시리얼 및 기타 단백질 함유 식품에는 거저리와 메뚜기 가루가 최대 10%까지 포함될 수 있다. 제조업체는 소비자가 구매 여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포장에 제품 성분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하며, 동시에 곤충 성분이 일으킬 수 있는 알레르기 반응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식량 위기와 기후변화 관점에서 대체 단백질의 시장 확대가 요구되는 현시점에서 곤충식이‘미래의 단백질’로서 인류를 식량 위기로부터 구할 수 있는지 여부는 양산 기술 등 공급과 소비 측면 그리고 축산업계와의 공정한 관계 등 해결 과제도 많다.
유럽연합에서는 몇 종의 곤충에 대해 곤충식을 승인했으나 일반 소비자들에게 곤충식은 익숙하지 않아 심리적인 저항이 있다고 한다. 곤충식을 먹는 문화가 없는 지역에서도 “곤충을 먹는 것은 조금 무섭다.” 등 먹는 것에 대해 주저하는 사람들이 많아 식생활에 도입되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우리나라에 식용곤충은 아직 연구 단계에서 있다. 최근 일시에 관심이 높아졌으나 사육, 용도, 수요 등의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할 때 생산성이 장애가 되어 쉽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체 단백질의 시장 확대 외에 농업에서 해충 방제 등에 활용, 신규 식품과 약품 개발에 따른 소비 증가, 6차 산업에서 활용 등 잠재적 가능성 또한 많으므로 식용곤충의 밝은 미래와 식용곤충 강국을 위해 연구와 노하우 축적 등 앞으로 나아가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