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천사의 섬 신안군의 관광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뷔페식이다.
섬이 많다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섬마다 특정 화훼를 식재해 관광 상품화하거나 행사 개최에 의해 관광객들이 골라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여러 그릇에 음식을 담고 접시와 포크 ·냅킨을 따로 놓아두고 먹을 사람이 마음대로 덜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뷔페와 다르지 않다.
신안군의 뷔페식 관광정책은 섬 자원, 화훼 및 행사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것에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관광정책은 필자의 대만 지인이 대만에서 운영하고 있는 펜션의 운영방식과 유사하다.
사례의 대만 펜션은 숙박시설이 20채인데 조경이 잘 되어 있는 가운데 건물의 외관과 내부 구조물이 각각 다르게 되어 있다. 여러 동의 펜션을 지을 때 외관과 내부 구조를 다르게 해서 짓게 되면 비용이 많이 들고, 공사 기간도 길어진다. 그런데도 각각의 숙박시설을 다르게 만들어 놓은 것은 고객들이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내부 구조물이 다르게 되어 있는 점은 한번 방문한 사람들이 숙박하지 않은 다른 건물은 내부가 어떻게 되어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 재방문하게 되고, 재방문하여 다른 건물에서 숙박하게 되면 새로 방문한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대만의 이 펜션은 개성적인 건물과 함께 뷔페식 요리 또한 매우 유명하다. 주인 부부가 농장에서 유기농으로 재배한 것들을 이용해 만든 음식으로 방문객들이 취향에 맞게 선택해서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그러한 사업 방침은 크게 고객들로부터 호응이 좋아 나날이 번창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관광지의 펜션은 건물 소유주가 동일인일 경우에는 외관과 내부 구조물이 똑같은 건물이 많이 있다. 저렴하고 빠르게 지을 수가 있기 때문인데, 관광객 입장에서는 한번 방문하게 되면 호기심이 사라지게 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재방문율이 낮게 된다.
위의 펜션 사례를 전남 지자체의 관광정책에 비유해보면 신안군은 대만의 사례 펜션과 유사하다. 대만의 펜션이 각각의 건물을 달리해서 꾸며 놓았듯이 각각의 섬을 개성있게 꾸미고 행사를 하는 것에 의해 관광객들이 기호에 맞는 곳을 선택하고,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 또 방문한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다른 섬을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신안군의 음식은 뷔페식 관광정책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획일화된 정식(定食)을 제공하는 유형이다. 섬마다 고유음식을 발굴하여 상품화해 놓았거나 섬의 특성에 맞는 음식을 개발하여 관광객들의 취향에 맞게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인구수가 적고, 섬이 많으며, 관광객들이 분산되다 보니 시장 크기가 작아 지역 고유음식이나 특정 음식이 발달되지 못한 점도 있다.
그런데 신안군은 주요 섬마다 다양한 특성이 있으므로 각 섬의 음식 전통, 자원 및 관광객들이 선호할 수 있는 음식을 발굴하고 이슈화할 수 있는 여건이 좋다. 원추리 축제를 개최하고 있는 홍도를 방문하게 되면 원추리나물과 생선이 연계된 요리나 원추리꽃 요리를 먹을 수 있게 되면 화제성이 높아지고, 보는 관광에서 그치지 않고 먹는 관광으로 확대된다.
신안군에서는 이미 섬 음식 백서 발간 학술연구 용역을 실시하여 책자를 발행하였으며, 전담과도 있는 만큼 주요 관광지의 특성에 맞는 음식의 선발, 발굴 및 상품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상태이다. 지역에서 유명해진 음식은 관공서 직원들의 지속적인 소비에 의해 초기 성장과 입소문에 의해 특산 음식으로 발전된 것들이 많다는 점에서 신안군의 큰 섬에는 면 소재지가 있다는 것도 장점인데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신안군은 이처럼 관광정책은 뷔페식이나 음식은 정식(定食)으로 엇박자가 되어 관광산업의 극대화를 하지 못하고 있다. 뷔페식 음식 관광의 자원이 많고, 여건이 좋은 신안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서 각각의 섬이나 지역의 개성이 담긴 음식을 육성하고, 이를 활용하여 관광객들이 뷔페식 관광과 세트 상품으로 이용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신안군이 되길 기대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2. 신안군, 허브와 식용꽃 소금의 관광 상품화 기대. 전남인터넷신문 2022.05.25. 칼럼.
허북구. 2022. 신안군, 화훼기반 뷔페식 관광정책의 명암. 전남인터넷신문 2022.06.21. 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