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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해녀 / 용창선 2020-04-23
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한겨울 파도 안고 사투리가 물질한다.
아랫목이 그리운 날, 차가운 물살 끌어
구렁에 다북쑥으로 큰눈* 박박 문지른다.


바위 해초 더듬다 허우적거린 열 길 물속
두름박* 밑 망사리*에 전복 소라 담겨져도
날숨에 새울음처럼 숨비소리 구슬프다.


고무 옷 검은 모자 양말 버선 덧신은 삶
허리에 납줄 묶고 청산바다 휘젓는데
바다에 멍든 생애가 잠겼다가 솟구친다.


* 큰눈 : 해녀들이 쓰는 물안경. 쑥으로 문지르면 습기가 제거됨.
* 두름박 : 테왁. 해녀가 물질할 때 물 위에 띄워놓고 쉬거나 가슴에 안고 헤엄칠 때 쓰는 부력(浮力) 도구.
* 망사리 : 두름박 밑에 매달린 그물망.

 

<약력>
용창선(龍昌善, Yong, Chang Seon).
전남 완도 출생. 문학박사. 201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집 : 『세한도歲寒圖를 읽다』(2019). 목포문화원 강사. 현 목포대학교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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