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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진구청장 시인으로 정식 등단 2009-06-27
문종덕 기자
 
아침의식(儀式) - 하계열 -
아침의식(儀式) - 하계열 -

아침마다 거울 앞에서
내가 잘라내는 것은
밤 새 자라난 턱수염이 아니라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운 나의 검은 내면이다

건강한 피 냄새를 맡고
보이지 않는 작은 모공을 뚫고
뾰족하게 세상 밖으로 일어서는
까칠한 나의 몸 털이 아니라
부귀와 영화를 탐하는
음험한 나의 욕망이다

그것은 아침마다 잘려나가는
보이는대로의 죽음이 아니라
하루의 제단에 바치는
살아 있는 나의 제물이다

끝내 식지 않으려고 거세게 저항하는
나의 뜨거운 야망이
첨예한 면도날 아래
무참히 제거당하는 일상의 시작

그 아침마다의 의식을 거쳐
나는 아주 조심스럽게
세상 속으로 걸어 나간다

부드럽게 잘 정돈된
순한 나의 얼굴을 앞세우고

막달레나 이야기 - 하계열 -

말없이도 할 말 다하고 사는
우리 집사람입니다.

하고 싶은 말 가슴에 눙쳐 안고
조곤조곤 제 할 일 앞가림 다 하고 살아온
참 희한한 사람입니다.

삼일 생각하고 삼일 뒤쯤 가서
삼일 앞일을 다시 생각해보고
삼일 걸려 세 마디 정도 하는
우리 집 막달레나는

하느님 보시기에는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궁금할 것이 하나 없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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