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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향기, 숲. (1)
  • 기사등록 2012-11-26 15:18:22
  • 수정 2014-12-04 16:3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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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일촬토(一撮土)요. 일권석(一卷石)에 불과하다.”

우리의 인생이 한줌의 흙과 같고 한주먹의 돌과 같다는 것은 광대한 우주에 인간의 존재가 티끌과 같다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줌의 흙은 이 세상에서 너무나 미미한 존재로 보여 지지만, 한편으로는 한줌의 흙들이 모여 대지를 이루는 것으로 우주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은 흙에서 나서 흙으로 가고, 모든 생물들 또한 대지에 뿌리를 내려 하늘로부터 내리는 물기를 빨고, 허공중에 가지를 뻗어 햇볕과 지나가는 공기를 걸러 살아가니 흙이 바로 만물의 근본이 되는 것입니다.

마야의 달력이 2012. 12. 21경을 끝으로 더 이상의 기록이 없다는 것으로 미루어 인류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상당수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요즈음 방송매체들에 등장하는 지구의 종말에 대한 프로그램들이 갑작스럽게 많아진 것은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이를 믿는 사람들의 궁금증에 대하여 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 집니다.

예로부터 지구상에 몇 차례나 되는 간빙기를 맞이하면서 실제로 생존하였던 생물들이 멸종되었다가 새로운 종이 태어나기도 하고 혹독한 시련 속에서도 종족을 보존하여 현재도 그 명맥을 굳건하게 유지하고 있는 개체들도 종종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맞이한 빙하기의 끝을 약 1만 2천년 정도로 보고 있는데 46억년 정도 된다는 지구의 나이에 비하면 그야말로 찰나에 불과 하다는 생각이 들 것입니다.

우리가 미물로 여기는 바퀴벌레는 약1억 년 전에 생성이 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공룡들은 약 2억3천만 년 전에 태어나 6,500만 년 전부터 지구상에서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고래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약 6,000만 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지구의 갑작스런 환경의 변화로 공룡들이 물속에서 적응하여 진화된 것이 고래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상고시대 기록인 단군세기나 기독교의 창세기는 서두에 깜깜한 하늘에서 빛이 내려온다는 묘사로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따지고 보면 하나의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똑같은 후손으로 동. 서양 문명의 뿌리가 모두 한 곳에 있다는 뜻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까마득한 어느 날,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한 화산 폭발로 인하여 감당하기 힘든 화산재가 지구전체를 덮어버리는 불상사로 인하여 태양빛이 차단된 지상에는 느닷없는 빙하기가 찾아 왔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아마 지구 전체가 얼음으로 덮여 혹독한 추위 속에 이어지는 수 만년 동안의 기나긴 세월을 생명의 끈을 붙잡고 억척 같이 살아남은 사람들 중 누군가는 어둠을 뚫고 내리는 햇빛으로 빙하가 녹아내리면서 광명이 찾아드는 가슴 벅찬 순간을 맞이하였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유럽의 지하에는 거대한 동굴들로 이어진 미로가 있었다는데 과연 어떠한 에너지를 근원으로 하여 지하에 삶의 역사를 펼쳐 냈는지 무척이나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한편 해발 4000-5000미터에 달하는 고산지대에서 살아가던 사람들은 제일 먼저 화산재로부터 벗어나고 태양의 혜택을 일찍이 받아들여 고대 선진 사회를 이룩하였을 것이라는 추정도 됩니다.

동굴생활의 세력이나 또는 고산지대의 세력들 중에 누가 끝까지 생존하여 우리의 조상이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될 것입니다.

물론 시련을 이겨낸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태양을 마주할 영광이 주어졌을 것인데, 현재의 인구 분포로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당시 약 3,000명 정도가 생존 하였을 것이라는 추정을 하였다 합니다.

이처럼 쓰라린 추억을 간직하고 있던 인간의 무의식 속에는 대자연의 변화에 의하여 발생하는 재앙으로 인한 두려움이 항상 자리 잡고 있었기에 보이지 않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야 했던 것으로 보여 집니다.

자연이 내린 재앙으로 생명을 잃고 종족이 멸망하는 현상을 목격하였을 것이기에 항상 살아 있음에도, 스스로의 단절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 버릴 수 없었을 것입니다.

지나간 수천 년 인류의 역사를 살펴보면 위정자나 축재자 또는 종단의 지도자들은 이따금 인류 종말이라는 불안감을 내세워 자신들의 뜻을 관철 시키고, 우왕좌왕하는 혼란 속에서도 자신들의 이익을 은연중 키워온 것으로 보여 집니다.

물론 자연 환경의 위험에 미리 대비를 한다는 측면에서는 현명한 생각이 될 것으로 보여 지지만, 그럼에도 아무도 가늠하기 힘든 장구한 우주의 나이를 추측하여 마치 인류의 종말이 눈앞에 닥쳐 온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여 집니다.

우리 인생이 한줌의 흙과 같이 미약하게 보일지라도 서로의 의미를 합치다보면 광활한 대지가 되는 것처럼 다음세대를 위한 끊임없는 자성과 절차탁마의 자세를 의연하게 견지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들판에 단세포로부터 시작되는 생명체들이 삶의 역사를 꾸려나가는 동안에 모든 생명체의 근본이 되는 식물들이 먼저 번식을 하여 풀과 나무가 지상을 가득 덮어 숲을 이루어, 그 품속에서 온갖 동물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인류의 역사 또한 창대하게 펼쳐진 것으로 보여 집니다.

숲은 모든 생명체의 근원이기에 내일 지구의 멸망이 온다 할지라도 한그루의 나무일 망정 정성을 다하여 심어 다음세대의 생성을 위한 앞날의 희망을 남겨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에 스피노자는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한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하였는데, 그 진심이 새삼스럽게 감동으로 다가서는 순간 입니다.

흙에서 태어난 풀과 나무들이 이룩한 숲에서 모든 생명체의 교감을 이루는 정령들과 사람의 혼백이 상호적으로 상승작용을 일으켜, 사람이 산소를 태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나무가 이를 마시고 산소로 변화시켜 양질의 기체를 쏟아내는 관계는 우주의 오묘한 원리가 저절로 느껴지고 신비로운 조화로 비추어 지는 것입니다.

상고시대의 조상들은 잘 조성된 숲을 찾아서 소도와 경당을 만들어 놓고 육체와 정신의 수련을 통하여 이상적인 정치를 펼쳐 나간 것으로 추정이 됩니다.

숲은 사람의 근심과 걱정, 슬픔과 외로움을 감싸 안아 한 단계 승화된 존재로의 길을 갈수 있는 어머니의 뱃속처럼 편안한 장소로, 인간이 가장 이상적인 정신의 세계에 이를 수 있는 지름길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지금도 정신적인 수련을 통하여 지고한 생존의 원리를 깨우치려는 노력들은 알게 모르게 숲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를 심는 일은 미래의 풍성한 숲을 꿈꾸며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어 풍족한 미래를 향하는 일이 될 것이며, 나무를 베어 숲을 파괴하는 일은 자신 스스로의 허파에 흠집을 내는 일이 될 것입니다.

광활한 초원에 살아가는 키르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의 유목민들은 아무도 보지 않고, 누구도 간섭하지 않지만 그들은 꼭 필요한 만큼의 나무만 베어서 사용할 뿐 땔감마저도 짐승의 배설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숲은 끝없이 번성하면서 온갖 나무와 식물들이 인간에게 무한정의 과실과 재화를 공급하면서 순간의 물기를 가슴에 머금어 쉬지 않고 조금씩 흘러내려 보내어 숲 아래의 대지를 촉촉하게 적시어 오곡백과가 잘 자라도록 기름진 토양을 생성해 가는 것입니다.

거대한 자비심을 갖춘 숲의 배려로 인간의 삶은 날로 풍성해 질 것이지만 숲을 무시하고 파괴하다 보면 스스로에게 재앙이 닥치게 될 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숲과 인간의 관계를 장황하게 설명을 드려야 하는 이유는 나무의 생체와 인간을 포함한 동물들의 생체는 서로 상반되는 작용에 의하여 생명을 유지해가는 양대 축으로 상생의 관계이자 동반자의 위치를 점하여 첩첩한 생명의 고리로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한쪽이 과다하면 균형을 잃어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늘려가면서 온실효과를 부추겨 급격한 온난화로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다 보면 지구의 지축에 대한 대변혁이 따를지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 와중에 진도 10을 넘나드는 엄청난 지진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의 바닷가를 따라서 건설되어 있는 원자력 발전소의 파괴로 인한 방사능의 누출로 수많은 생명체의 손실과 함께 말로만 듣던 불행이 실제로 우리 앞에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나무를 심어 숲을 사랑하는 것이 길고 긴 안목으로 내다보면 우리 사는 세상의 종말을 막아 우리 모두의 생명을 살리고 미래의 풍요를 예약하는 성스런 과정이 되는 것입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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