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2026년 10월 12일 일본 농업신문(日本農業新聞)에는 인공수분이 필요 없는 배 품종을 새로운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기사가 게재되었다. 기사에 따르면 JA전농 니가타는 니가타현이 자체 개발한 배 품종 ‘신미도리(新碧)’, ‘신미즈키(新美月)’, ‘신오(新王)’를 통합한 새로운 브랜드 육성에 나섰다. 세 품종 모두 인공수분이 필요 없는 자가화합성 품종으로, 배 재배농가의 노동력 절감과 지역 농업의 경쟁력 강화 측면에서 주목된다.
신미도리는 니가타현 농업종합연구소 원예연구센터가 2002년부터 육성한 품종이다. 자가화합성(自家和合性)을 갖추고 있어 인공수분 없이도 안정적으로 결실한다. 과실 무게는 약 600g이며, 황록색 과피에 당도가 높고 산미가 적은 특징이 있다. 2025년 품종등록이 이루어졌으며, 2026년에는 약 4t의 출하가 예상된다.
일반적인 배 품종은 자가불화합성으로 인해 다른 품종의 꽃가루를 이용한 수분이 필요하다. 특히 인공수분은 개화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짧은 기간에 많은 노동력이 투입된다. 비나 저온 등 기상조건에 따라 작업 일정과 결실률도 영향을 받는다.
농촌진흥청이 2025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배 과수원 1ha당 인공수분 비용은 2024년 약 70만 원에서 2025년 약 92만 원으로 3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꽃가루 구입비와 인건비가 상승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국내 배 재배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고’ 품종은 꽃가루가 없어 인공수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일본 니가타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가화합성 배 품종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왔다. 신미도리에 앞서 ‘신미즈키(新美月)’와 ‘신오(新王)’를 개발해 2013년 품종등록을 마쳤다. 두 품종 모두 인공수분이 필요 없으며, 니가타현 내에서만 재배하도록 제한하여 지역 고유의 농산물로 육성하고 있다.
일본의 국가 연구기관에서도 자가화합성 품종인 ‘나루미(なるみ)’를 개발했으며, 최근에는 인공수분과 적과 노동력을 함께 줄이는 품종 육성으로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이는 과수 품종 육성의 목표가 당도와 크기, 식감 등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질에서 생산비와 노동력 절감까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니가타현의 사례에서 주목할 부분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연구기관을 통해 품종을 개발하고, 재배기술 확립과 농가 보급, 지역 브랜드화까지 추진한다는 점이다.
품종 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연구비가 필요하지만, 품종보호권을 확보하면 재배허락과 묘목 증식 및 보급을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특정 지역 농가에 재배를 허용하고 지역 고유의 생산기반을 조성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품종을 육성한 사례가 있다. 전남 담양군은 군 단위 지방자치단체이면서도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딸기 신품종 ‘죽향’, ‘담향’, ‘메리퀸’을 개발했다. 장기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 자체 품종을 확보했으며, 이를 고품질 딸기 생산과 수출, 지역 브랜드화에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는 전남광주 배 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나주는 우리나라 최대 배 주산지로 오랜 재배 역사와 생산기반, 전문 농업인, 유통조직을 갖추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연구센터도 나주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배연구센터는 국가 연구기관으로, 나주시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품종 육성 조직과는 성격이 다르다. 나주시는 국가기관에서 개발한 우수 품종의 보급과 재배기술 확산, 브랜드화에 참여하고 있지만, 지역이 주도하는 독자적인 품종 육성체계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가 연구기관이 개발한 품종은 일반적으로 여러 지역에 보급될 수 있다. 반면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개발하고 품종보호권을 확보한 품종은 재배허락을 통해 지역 중심의 생산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우수한 배 품종을 확보한다면 품질 차별화와 유통 경쟁력 강화, 브랜드 가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배는 딸기보다 품종 육성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과수다. 그러나 우수 품종을 확보하면 장기간 생산에 활용할 수 있으며, 품종보호권을 바탕으로 지역 농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인공수분 노동력 절감, 병해충 저항성, 기후변화 적응성 등을 육종 목표에 반영하면 농가의 경영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전남광주 배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품종을 생산하는 연구개발 역량과 품종을 활용하는 산업화 역량을 함께 갖추어야 한다. 나주시와 전남광주의 농업연구기관, 대학, 국가 배연구기관이 협력하되 지역이 육종 목표 설정과 연구성과 활용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특히 나주시는 장기적인 자체 품종 육성계획을 수립하고 전문 연구 인력과 시험포장, 유전자원 확보에 투자해 미래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고유의 품종보호권을 확보하고 생산 농가의 재배권과 브랜드 운영을 연계한다면 나주배의 독자적인 시장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기후 위기, 전남농업의 해법은 ‘품종 개발’.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5.21.).
허북구. 2023. 배 꽃가루 80% 절감 수분기.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3.2.1.)
허북구. 2022. 지자체의 작물 품종 육성, 지역 농업 살린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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