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추석 명절을 앞두고 광주 고려인마을 동포체류지원센터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28일 광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러시아 국적 고려인동포 이리나(Ligay Irina)씨는 지난 7월 남편과 함께 국내에서 일하는 아버지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5세 아들과 함께 단기비자 1개월로 한국에 입국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낸 뒤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임신 25주 만에 갑작스럽게 조산하면서 모든 계획이 바뀌었다. 태어난 아기는 미숙아로 전남대학교병원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체류기간이었다. 아기를 두고 출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체류 만료가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막막한 이리나씨가 도움을 요청한 곳은 법무부 지정 광주 고려인마을 동포체류지원센터였다. 센터 통역원 고가이 클라라씨는 필요한 서류와 절차를 안내하고 광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까지 직접 동행해 통역과 상담을 지원했다.
사연을 접한 조기상 사통계장을 비롯한 광주출입국 직원들은 미숙아의 장기 치료와 가족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 관련 규정을 검토했고, 이리나씨는 지난 8월 27일 체류기간 만료를 3일 앞두고 1개월간 긴급 연장을 받을 수 있었다.
이후 남편은 가족의 안정적인 체류를 위해 출신국인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가 정식 비자를 발급받았으며, 지난 21일 다시 입국했다.
광주출입국은 여기서 지원을 멈추지 않았다. 남편의 체류자격을 토대로 이리나씨와 5세 아들의 후속 체류절차를 도와 모자가 동반비자(F-3)를 발급받도록 지원했다.
이에 따라 가족은 더 이상 당장 출국을 걱정하지 않고 국내에 머물며 아기의 치료를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이번 과정에서 고려인마을 동포체류지원센터는 초기 상담부터 서류 안내, 통역, 출입국기관 동행까지 가족 곁을 지켰고, 광주출입국은 긴급 체류연장에 이어 안정적인 체류자격을 확보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행정 지원을 이어갔다.
다행히 아기는 최근 인큐베이터를 나와 치료를 받고 있지만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앞으로도 1~2개월가량 추가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에게 남은 가장 큰 걱정은 치료비다. 장기간 치료가 이어지면서 병원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광주뿐 아니라 국내 곳곳에 거주하는 고려인동포들이 치료비 마련을 위해 마음을 모으고 있다.
SNS를 통해 사연이 퍼지면서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도 “작은 생명이 건강하게 일어서길 바란다”며 십시일반 정성을 보태는 동포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동포체류지원센터와 광주출입국의 세심하고 지속적인 도움이 가족에게 큰 희망이 됐다”며 “이제는 국내 고려인동포들까지 치료비 마련에 마음을 모으고 있어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하는 날까지 함께 힘을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환갑을 축하하기 위해 잠시 찾았던 조상의 나라에서 뜻밖의 조산과 체류 위기를 맞은 이리나씨 가족. 그 곁에는 행정의 문턱을 낮춘 광주출입국과 현장에서 손을 잡아준 고려인마을 동포체류지원센터, 그리고 작은 정성을 모으는 고려인동포들의 따뜻한 동행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방송: 안엘레나(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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