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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군, 탄소중립 플랫폼으로 지역경제를 디자인하길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5-06-27 08:4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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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전라남도 해남군이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상을 다시 쓰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지속가능한 농업, 친환경 생산 체계 등 단순히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수준을 넘어,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농업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실천해나가는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는 삼산면에 조성 중인 국립 농식품기후변화대응센터와 약 100ha 규모의 기후변화대응 농업연구단지다. 센터는 농식품 분야 기후 대응의 컨트롤타워로서 예측, 기술개발, 전략 수립 등을 담당하고, 연구단지는 실증, 보급, 청년농업인 육성 등 미래 농업의 종합 거점이 된다.

 

이 같은 변화는 해남군의 자산이자 기회다. 그러나 이 거대한 전환이 단지 국가사업 유치나 연구 성과에 머문다면, 지역에 실질적인 혜택을 주지 못할 수 있다. 탄소중립이라는 명분이 실질적인 지역의 먹거리와 일자리, 소득이 되는 구조로 확장되어야 한다.

 

그럴려면 해남군은 ‘탄소중립’을 중심에 둔 산업생태계와 연계산업사슬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먼저, 해남군이 보유한 전국 최대 규모의 친환경 인증면적(4,764ha)을 적극 활용해 지속가능한 농산물의 브랜드화를 추진해야 한다. 탄소중립 인증 농산물, 지역 생산 저탄소 식품, 친환경 고구마·쌀·인삼 등의 생산은 단순한 ‘착한 소비’를 넘어, 시장에서의 경제적 프리미엄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농가 소득과 유통 구조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다.

 

탄소중립관 관련해서 생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교육·체험·관광·치유로 연결되는 연계산업사슬을 만드는 전략이 중요하다. 탄소중립을 주제로 한 체험 프로그램, 농업교육 코스, 탄소중립 식단, 치유농업 프로그램, 환경교육 여행 등은 단지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교육·복지·서비스 산업까지 활성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후변화대응센터와 농업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 교육장과 견학 코스를 마련하여 전국 초중고, 대학생의 견학과 체험, 그리고 공무원 교육 수요를 유치할 수 있으며, 탄소저감형 치유농업 프로그램은 고령자·도시민·취약계층의 정서·신체 회복을 돕는 사회서비스산업과의 연계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구조와 실천을 통해 탄소중립이 ‘환경보호’에만 그치지 않고, 경제를 살리고, 지역 일자리를 만들며,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천적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탄소중립은 거대한 국가 전략이지만, 지속적인 실행과 추진력을 얻으려면 지역의 이익과 연결될 때 가능하다. 

 

또한, 해남군은 이러한 산업구조를 하나의 통합된 ‘탄소중립 플랫폼’으로 묶어가야 한다. 생산자-유통업체-교육기관-복지기관-소비자가 연결된 구조 속에서, 기후 위기 대응이라는 명분과 농민의 실익, 지역 경제 활성화가 함께 돌아가는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 단지 ‘저탄소 수도’라는 상징이 아니라, ‘탄소중립 실천경제 도시 해남’이라는 실리적 전략이야말로 진정한 미래형 농촌의 길이다.

 

해남군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탄소중립이라는 전 지구적 의제를 지역 경제의 기회로 바꾸는 전략은 해남 지자체의 몫이다. 정책, 산업, 교육, 복지, 관광이 함께 작동하는 구조,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춘 구조를 만들 때, 해남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탄소중립의 성공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지만 명실공히 탄소중립의 수도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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