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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산지 김치와 반찬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11-28 08:3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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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날씨가 추워지는 것과 함께 김장철이 시작되었다. 날씨가 추운 북부지역부터 이미 김장에 돌입한 가정이 많음에 따라 국내 대표적인 배추 산지인 해남 등지에는 김장 채소의 출하에 여념이 없는 상태이다.

 

김치는 우리나라에서 필수 반찬으로 가정마다 매년 김장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은 과거의 경우 반찬에서 김치의 비중이 큰 데 비해 김치를 사 먹을 곳이 적었으므로 김장은 필수였다.

 

김치는 가정 식단에서 비중이 큼에도 불구하고 도시화의 진행에 따라 김장이 문제시 되었다. 도시의 경우 김장 재료를 구입하고, 김장을 해야 하는데 아파트 등의 공간에서는 상당히 불편했다. 그래서 시골에 사는 친지에게 김장을 부탁하거나 휴일에 시골에 있는 고향 본가나 친지집으로 내려와서 김치를 담가 가곤 했다. 또 일부 마을에서는 부녀회에서 유료로 김치를 담가 주곤 했었다.

 

지금은 그러한 풍경도 크게 줄어들고 있다. 우선은 김치를 사서 먹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 급속한 고령화로 시골에 김장 의뢰를 하기가 어렵고, 도시에서는 김장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적당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김치 제조점들 또한 수요가 늘어나자 점차 전문화되면서 비용을 줄이고, 품질은 좋으면서도 판매 가격이 많이 낮아져 김치를 담그거나 사 먹는 것의 차이가 적어졌다.

 

김치 제조 환경은 이렇게 많이 변했는데, 지자체나 김치 산지에서는 그 변화에 능동적이고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은 절임 배추인데, 이것 또한 유통경로와 유통시스템이 크게 발달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특히 도시 사람들이 전남처럼 김장용 채소와 양념 산지를 방문해서 산지의 채소와 양념으로 김치를 담글 수 있는 시설과 지도를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타 지역의 도시 사람들뿐만 아니라 도농복합지역의 경우 로컬푸드의 운영에 의해 농민들이 생산한 것을 도시민들이 구입해서 이용하는 시스템처럼 산지에서 김치 제조 센터 등을 운영하면 농가뿐만 아니라 도시민들도 혜택을 받기 좋은 구조인데도 그렇다.

 

가령, 로컬푸드에서 김치용 재료를 구입한 후 인근에서 김치를 담가갈 수 있도록 시설과 지도를 해주면 소비자들은 산지의 믿을 수 있는 김장채소를 구입할 수 있고, 김장을 담글 수 있는 공간의 확보, 김장 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게 된다. 그런 곳에서 담근 김치는 명확하고 믿을 수 있는 산지 김치와 반찬이 된다.

 

김장 채소 산지 입장에서는 생산된 것들의 일부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함으로써 유통 비용을 줄일 수가 있고, 이것이 발전해 예약과 계약 재배가 늘어나면서 판로를 확보한 상태에서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김장용 채소와 양념의 공급이 아니라 지자체 내에도 산지김치와 반찬을 제공할 수 있는 공간, 시설 그리고 지도 시스템이 필요한 시대이다.

 

김치를 담글 수 있는 공간과 시설이 없어 김장을 포기하는 도시민들을 위해서라도 전남 같은 김장요 채소의 산지에서는 김치 재료를 사서 산지 김치와 반찬을 만들어서 가져갈 수 있는 곳들이 생겨나고 활성화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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