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배추 대란과 중국 김치 산지 런자오 - 농업 칼럼니스트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4-10-02 08:41:31
기사수정

[전남인터넷신문]우리나라의 배추는 중국의 쇠고기보다 비싸다. 최근에는 배추 가격의 급등해 중국에서 수입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있다. 배추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첫째, 지난해 대비 재배 면적이 약 5% 감소했고, 둘째, 우리나라는 올해 장기간 고온 현상을 겪었다. 셋째, 폭우로 인해 약 660ha의 배추밭이 침수되어 공급 부족 상황이 더욱 악화되었다.

 

근본적으로는 김치 문화로 인해 배추는 필수품화되어 있으나 생산 측면에서 토지는 척박하고, 면적은 좁고 생산 모델은 소규모, 가족 중심적이어서 변동성이 크다. 농업선진국에 비하면 배추 재배의 농업 기반은 취약하다.

 

소비 측면에서는 “우리 땅에서 자란 우리 음식들을 먹는 것이 우리 건강에 가장 좋다.”라는 사상과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국산 배추가 위생적으로 안전하다.”라는 생각이 우세하다. 정책적으로는 국내 배추농업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한 배경으로 인해 종종 배추 대란이 일어나고 있다. 게다가 김치 순수입국으로 2009년, 2021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무역적자를 보이고 있다.

 

중국 산둥성(山東省) 칭다오시(青島市) 핑두시(平度市) 남동쪽에 있는 런자오진(仁兆鎮)은 우리나라의 배추 생산과 김치 산업의 구조적 취약점을 파고들어 부자가 된 곳이다. 중국 산둥성(山東省)은 우리나라와 위도가 비슷하고, 바다와 가까우며, 기후와 강수량이 비슷하다. 지리적으로 보면 산둥성은 한국과 가장 가깝고 교통비도 많이 절약할 수 있는 곳이다.

 

인구는 7.1만명, 면적은 118.7평방킬로미터인 런자오진(仁兆鎮)은 칭다오 채소의 고향이자 산둥성의 채소 생산, 가공, 판매 집결지이다. 이곳에서는 한국이 기상 이변으로 인해 '배추 위기'에 직면했던 2009년에 배추를 처음 수출했다. 이후 30년 넘게 김치와 배추를 한국에 수출해 왔다.

 

중국의 많은 농촌 마을이 경제를 활성화하고 부자가 되기 위해 농업이라는 본업을 버리고 공업, 건설 등 더 수익성이 높은 산업으로 전환하고 있는 가운데, 런자오진은 농토에 집착하여 배추와 무를 재배하고, 김치를 제조 및 판매해서 부자가 된 곳이다.

 

런자오진에서 처음 김치를 만들었을 때 김치 판매는 좋지 않았고, 채소 농민들은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 그러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런자오 지역민들은 김치와의 힘든 싸움을 시작했고 한국, 일본 및 기타 국가의 위생과 선호하는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무 김치를 예로 들면, 무가 공장에 입고되면 저온시설에서 박테리아의 성장을 억제하고 맛을 좋게한다. 그런 다음 작업자들은 무 껍질을 벗기고 세척한 후 12시간 동안 소금에 절이고 72시간 동안 절인 다음 김치 양념과 섞어 저온에서 24시간 동안 보관한다. 생산 라인의 많은 부분에는 자동 공정이 도입되어 있으며, 사람이 없는 곳의 온도는 일반적으로 0~5℃, 저장 작업장 온도는 –2~2°C로 관리된다. 런자오진의 농부들 또한 30년 넘게 김치를 만들어 왔다. 어쩌면 한국 사람들 보다 김치를 더 잘 만들고 있다. 

 

현재, 런자오진에는 196개 농민 전문 협동조합, 11개 가족농장, 23개 농민 창업 공원 및 농업 시범단지, 30개 이상의 채소 기업이 있으며, 농민들이 매년 3억 5천만 위안씩 소득을 올리고 있다. 채소와 가공품은 일본, 한국, 동남아시아 등 12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으로 수출된다. 채소 제품의 연간 수출액은 1억 4천만 달러로 칭다오 전체 채소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런자오진에서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일본과 한국의 배추 종자를 도입해 재배한다. 현재 런자오진 재배기지에는 식감이 아삭하고 잎이 많고, 맛이 달콤한 배추를 포함하여 약 300종에 달하는 새로운 배추 품종이 있다. 한국과 지역별 소비자층의 입맛 변화와 요구에 따라 다양한 소스가 준비되어 있다. 그뿐 아니라 런자오진의 농민들은 한국 시장의 맛 변화, 한국 실시간 날씨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무와 배추 생산량 및 주기에 대한 동향을 살피고 있다.

 

런자오진에서 김치 판매는 부의 황금 열쇠가 된 만큼 그것을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수출 대상국에 맞는 배추와 무생산, 위생적이면서 최적의 제조시설, 연구와 마케팅 등 전문화를 시키고 있다. 저렴한 재료 생산비, 인건비, 제조 비용, 축적된 김치 제조기술, 수출 노하우 등을 발판으로 세계 김치 산업 무대에서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런자오진의 김치 산업은 우리나라가 장기적인 측면에서 배추 대란뿐만 아니라 김치 산업의 세계적 경쟁력 향상을 위한 세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나라 김치 산업이 붕괴될 수도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배추 대란을 계기로 배추 재배 시스템뿐만 아니라 김치 산업도 검토해야 될 때이다.

 

[자료 출처]

網易. 2024. 韓國一斤白菜62元人民幣!為啥能賣這麼貴,全是韓國人自己作的?2024.04.18.

新華財經. 2022. 賣泡菜成為山東仁兆鎮致富的金鑰匙. 2022.08.09.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387009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관련기사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이만희 총회장이 전한 뜨거운 계시 말씀의 열기, 평화의 섬 제주에 전파돼
  •  기사 이미지 눈 내리는 함평 엑스포공원 빛 축제 설경
  •  기사 이미지 서구 아카데미, 김제동 초청 '내말이 그말이에요'
한국언론사협회 메인 왼쪽 1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