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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욕의 공간/이순남
  • 기사등록 2020-08-06 08: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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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과 나뭇잎 그늘이 수놓은 숲길

흑백의 문양들이 수묵화의 산실인양

그림처럼 담기는 유달산

화가가 최고의 걸작을 구성해 놓은 듯

수려한 해안선과 수많은 섬들이

점점이 손잡고 운율을 타고 있다

어머니의 품 안 같은 둘레 길을 걸으면

몸도 마음도 낭창낭창 해진다

자연의 위로만큼 소중한 게 또 있으랴

피톤치드를 마시며 도란도란 거린다

탁 트인 냑조대에서 영산강을 바라보며

심호흡을 하고 나면 모든 걸 비워내는

가슴의 울림이 메아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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