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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장 / 박영동
  • 기사등록 2020-08-02 21:3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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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높은 하늘을 지붕으로

끝없는 벌판을 방으로 삼아

흐르는 구름과 스쳐가는 바람의 이야기들 모아

줄 없는 거문고의 맑은 울음

남의 새끼도 끌어 모아 키운다는 새

가슴에 하늘을 꿀꺽 삼켜버린 종다리

 

이제 궤짝 하나의 작은 틀 안에서

지나간 날들의 추억과

계곡을 솟구치는 물소리 그리며

비탄의 눈물을 짜내

자지러지는 관현악을 연주 한다

 

옥쟁반에 은구슬 구르는 마력에 취해

사람들은 그를 향한 불붙는 애증으로

더욱 더 빈틈없는 족쇄를 채우고

이 세상 지고지순한 순결을

애달피 가두는데

피를 토하는 탄식은 공연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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