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광주 고려인마을의 대표적인 의료지원 기관인 고려인 광주진료소(Koryeoin Gwangju Clinic·KGC)의 형성과 발전 과정이 신학적 관점에서 조명된다.고려인마을 산하 고려인인문사회연구소(소장 고가영)는 오는 17일 오후 4시 고려인마을에서 ‘귀환과 정착, 그리고 공동체-광주 고려인마을의 형성과 실천’을 주제로 제1회 국내학술회의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귀환 고려인동포들의 광주 정착 과정과 공동체 형성을 비롯해 의료·교육·문화·미디어 등 고려인마을에서 이뤄진 다양한 공동체 실천을 학문적으로 살펴본다.
특히 박용호 광신대 경건신학연구소 연구자는 ‘신학적 서사로 본 고려인 광주진료소의 정체성’을 주제로 KGC가 어떤 배경에서 출발했으며,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교회 공동체의 참여를 통해 어떤 정체성을 형성해 왔는지를 발표한다.
이번 연구는 프랑스 철학자 폴 리쾨르(Paul Ricoeur)의 ‘서사적 정체성’ 이론을 적용해 고려인 광주진료소의 형성과 발전 과정을 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연구자는 문헌자료와 통계자료를 비롯해 고려인마을 관계자의 미공개 증언, 관계자 인터뷰 및 구술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진료소의 역사와 공동체적 의미를 살폈다.
연구 결과 고려인 광주진료소는 고려인마을 사역자들의 신약성경에 기초한 신학적 비전에서 출발했으며, 의료진과 자원봉사자, 고려인마을 교회 성도들의 헌신적인 실천을 통해 그 비전이 구체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2018년 설립된 고려인 광주진료소는 경제적 어려움과 언어 장벽, 의료보험 미가입 등으로 의료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던 고려인동포들에게 무료진료를 제공하며 의료 사각지대 해소에 힘써왔다.
그러나 연구는 KGC의 의미를 단순히 진료 건수나 의료지원 규모 등 가시적인 성과만으로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진료소의 형성과 발전 과정에는 의료진의 전문적인 봉사뿐 아니라 자원봉사자와 교회 성도, 고려인동포들의 참여와 헌신이 함께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의료서비스를 넘어 사랑과 섬김, 공동체적 책임이라는 가치가 지속적으로 실천됐다는 것이다.
연구자는 이에 따라 고려인 광주진료소의 정체성을 특정 개인의 업적이나 하나의 제도적 성과가 아닌,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 온 ‘공동의 서사’로 해석한다.
특히 참여자들이 진료소에서 경험한 기억과 증언, 고려인동포들의 삶의 이야기를 분석함으로써 의료봉사가 단순한 시혜적 활동을 넘어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의 삶에 참여하고 책임을 나누는 실천으로 발전해 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연구는 한국의 이주민 의료선교 현장을 폴 리쾨르의 서사적 정체성 이론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도 학문적 의미가 있다. 역사적 실증자료와 구술자료를 신학적 해석과 결합해 의료선교와 실천신학, 기독교 역사학, 구술사, 해석학을 연결하는 학제 간 연구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고려인인문사회연구소 관계자는 “고려인 광주진료소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을 넘어 고려인동포들의 삶을 돌보고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을 실천해 온 공동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그동안 기록되지 않았던 참여자들의 기억과 헌신, 신앙적 가치가 학문적으로 조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려방송: 안엘레나(고려인마을) 기자
〈기사의 무단 전제나 복제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