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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말아야 할 강제징용의 기억”…故 이상업 수기 재발간 유족, 수기 근거로 소송 제기 ... 2심까지 승소 대법원 판결 앞둬 2026-09-08
강성금 kangske19@naver.com

사지를넘어귀향까지[전남인터넷신문/강성금 기자]강제 징용 피해자 고 이상업(李相業. 1928~2017) 어르신의 수기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소명출판)가 10년 만에 재발간 됐다. 


강제 징용 수기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는 고 이상업 어르신의 참혹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회고록으로 2016년 첫 발간됐다. 


1928년 전남 영암에서 태어난 이상업씨는 1943년 15세 나이에 후쿠오카현에 위치한 미쓰비시머티리얼(구 미쓰비시광업) 가미야마다(上山田) 탄광에 끌려갔다. 굶주림과 폭압 속에 지하 1천 500미터 막장에서 하루 15시간의 채탄 작업에 투입돼 혹사 당했다. 


그는 두 번에 걸쳐 탈출을 시도했지만 붙잡혀 혹독하게 매질을 당한 뒤, 세 번째 탈출 시도 끝에 성공해 해방 후 구사일생으로 귀환했다. 이후 33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다 퇴임한 저자는 당시의 참혹했던 기억을 수기(<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로 남겼다. 


특히 수기에는 저자가 당시 탄광 작업 모습을 직접 연필로 스케치한 그림 네 점이 포함돼 그 의미를 더했다. 2017년 9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회고록에는 세 번째 시도 끝에 마침내 탈출에 성공해 구사일생으로 고향 영암에 돌아오기까지 겪어야 했던 비참했던 실상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 


고인의 수기가 다시 주목을 받은 건 고인의 유족이 이 수기를 근거로 2020년 1월 미쓰비시머티리얼(구 미쓰비시광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서면서부터다.


구체적이고 생생한 경험이 담긴 이 수기는 재판에서 고인의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중요 자료로 채택되었고, 지난 7월 23일 광주고등법원에서 승소한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일본 시민단체 활동가 야노 히데키(矢野 秀喜) ‘강제동원 문제 해결과 과거 청산을 위한 공동행동’ 사무국장은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 재발간된 추천사에서 ILO(국제노동기구) 강제노동조약 29호 조약을 근거로 “이상업 어르신이 전시 중 강요받은 노동은 강제노동조약 위반이다”고 강조했다,


야노 히데키 사무국장은 “1943년 9월 마을 이장이 ‘징용 영장’을 보여주며 동원에 응하라는 통고를 받았을 때, 이상업 어르신의 나이는 15세였다.”며 “이는 강제노동조약 제11조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식민지 지배하에서 자행한 조선인 강제동원에 대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 기록물 등을 공개하지도 않고, 그 실상, 실태가 어떠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지 않고 있다”며 “이상업 어르신의 수기는 이러한 일본 정부의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라고 수기 발간의 역사적 의미를 각별하게 평가했다. 


그는 ”강제동원 체험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이제 머지않아 이 세상에서 사라질 것이다“며 ”한국에서든, 일본에서든,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이 수기를 손에 들기를 바란다”며 추천사에 덧붙였다. 


강제 징용 피해자의 비참한 현실을 담은 수기 <사지를 넘어 귀향까지>는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7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하는 ‘세종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또 일본어판이 출판돼 강제 징용 실상을 전혀 모르는 전후 세대 일본 시민들에게도 큰 충격을 던졌다. 


2016년 발간된 수기는 절판됐다가, 소송이 제기되고 수기를 찾는 독자들이 이어지면서 ‘소명출판’에서 10년 만에 이번 달 재발간 됐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피해자의 생생한 경험이 담긴 남긴 자료가 가해자를 상대로 한 인권 회복의 근거가 됐다는 점에서 이 책은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며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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