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해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이 진정한 예술과 마주하는 순간의 감정을 담은 신작 ‘터치(Touch)’를 선보였다.19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터치’는 문 화백이 2026년 제작한 작품으로,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으며 크기는 116×91㎝다.
이번 작품은 문 화백이 느낀 ‘진정한 예술을 접하는 순간’을 자신만의 독특한 회화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다.
화면 중앙에는 손바닥과 손가락을 형상화한 강렬한 이미지가 자리하고, 주변에는 사람의 얼굴을 연상시키는 형상과 원형·삼각형·곡선 등 다양한 기하학적 요소가 겹겹이 배치돼 있다.
특히 손 위에 새겨진 달과 별, 원과 선, 문자와 기호를 연상시키는 상징들은 단순히 사물을 만지는 육체적 접촉을 넘어 인간의 감각과 기억, 정신세계가 예술과 맞닿는 순간을 표현한 것으로 읽힌다.
푸른색과 붉은색, 주황색 등 강렬한 색채와 서로 다른 형상들이 한 화면에 맞물리며 인간과 예술, 작가와 관람객 사이에서 일어나는 교감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작품 제목 ‘터치’ 역시 손끝의 접촉뿐 아니라 예술이 인간의 내면을 건드리고 감정을 움직이는 순간을 함축하고 있다.
문 화백은 그동안 고려인의 강제이주와 중앙아시아 정착,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민족의 기억 등을 주요 소재로 작업해 왔다. 최근에는 이러한 디아스포라의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의 기억과 존재, 시간과 예술의 본질 등 보다 보편적인 주제로 작품세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 같은 예술적 성취는 최근 제3회 서울-한강비엔날레 최고상인 ‘으뜸상’ 수상으로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문 화백은 카자흐스탄 출신 서양화가로 이번 비엔날레 최고상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오랜 세월 고려인의 굴곡진 역사와 민족의 기억을 독창적인 회화 언어로 표현해 온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제3회 서울-한강비엔날레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리며, 문 화백도 공식 초청 작가로 참여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국내외 관람객들에게 선보인다.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난 고려인 3세인 문 화백은 오랜 기간 국립고려극장 등에서 미술가로 활동하며 고려인 문화예술의 전통을 이어왔다. 현재는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해 마을 내 문빅토르미술관을 중심으로 창작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자신의 작품을 통해 고려인의 항일독립운동과 1937년 강제이주, 중앙아시아 정착, 대한민국으로의 귀환으로 이어지는 160여 년의 디아스포라 역사를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알리는 데도 힘쓰고 있다.
고려인마을 관계자는 “문빅토르 화백의 작품은 고려인의 역사와 기억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인간의 삶과 존재, 예술의 의미를 되묻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며 “신작 ‘터치’는 예술과 마주했을 때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감정과 울림을 문 화백 특유의 색채와 상징으로 표현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한강비엔날레 최고상 수상을 계기로 문 화백의 예술세계뿐 아니라 광주 고려인마을이 품고 있는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문화도 국내외에 더욱 널리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문빅토르미술관은 문 화백의 대표작과 신작을 통해 고려인의 역사적 기억과 예술적 성취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광주 고려인마을의 대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고려방송: 임용기(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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