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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인마을 고려인문화관, '고려인 먹거리문화 톺아보기' 성료 음식으로 만난 고려인 디아스포라 160년… 전시·강연·시식체험 호응 2026-08-03
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 산하 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이 마련한 전시 연계 인문강좌 ‘고려인 먹거리문화 톺아보기’가 시민과 관람객들의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3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고려인마을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고려인문화관 특별기획전 ‘K-푸드와 고려인 먹거리 문화의 변천’과 연계해 고려인의 음식에 담긴 역사와 삶, 공동체 문화를 쉽고 생생하게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강의는 김병학 고려인문화관장이 맡아 한반도에서 연해주로의 이주, 1937년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1991년 소련 붕괴 이후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격변에 따라 변화해 온 고려인의 먹거리문화를 사진과 기록, 영상자료를 중심으로 설명했다.
 


김 관장은 초기 연해주 이주민들이 기장과 조, 피, 밀, 보리, 감자, 콩, 채소 등을 주요 식재료로 삼았던 과정과 벼농사 확산 이후 쌀이 주식으로 자리 잡게 된 배경을 소개했다. 이어 중앙아시아 강제이주로 해산물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육류와 민물고기를 활용한 음식이 발달하고, 식후 숭늉 대신 홍차와 녹차를 마시는 문화가 자리 잡은 변화도 설명했다.

또한 국시와 밥이물이, 시락장무리, 북자이, 가지채, 감지채, 찰떡, 증편, 과줄 등 고려인의 대표 음식을 소개하고,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이 개발한 마르꼬브채(당근김치)가 ‘코리안 샐러드’라는 이름으로 옛 소련 전역과 유럽까지 확산한 과정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고려인들이 쌀과 양파 재배를 확산해 중앙아시아 지역의 식생활 변화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은 참가자들의 높은 관심을 끌었다.

강의 후에는 고려인들이 즐겨 먹는 전통 빵과 마르꼬브채, 생선요리, 장류 등을 직접 살펴보고 맛보는 음식 체험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음식의 재료와 조리법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고려인 선조들이 낯선 환경 속에서도 전통을 지키고 현지의 식재료와 조리문화를 받아들여 독창적인 음식문화를 형성해 온 과정을 체감했다.

특히 행사장에 마련된 시식대에는 큼직한 원형 전통 빵과 흑빵, 주황빛 마르꼬브채, 생선요리와 각종 양념이 풍성하게 차려져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강의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음식을 함께 나누며 서로의 경험과 감상을 이야기하고, 고려인 음식문화가 지닌 역사적·문화적 가치에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 참가자는 “평소 고려인 음식은 중앙아시아 음식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강제이주와 정착의 역사가 음식 하나하나에 깊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직접 맛을 보고 설명을 들으니 고려인의 삶과 문화를 한층 가까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병학 관장은 “고려인의 음식은 고국의 전통을 지키려는 노력과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한 지혜가 함께 담긴 생활문화유산”이라며 “이번 행사가 시민들이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를 음식이라는 친숙한 매개를 통해 이해하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인문화관은 특별기획전 ‘K-푸드와 고려인 먹거리 문화의 변천’을 통해 연해주 고려인과 중앙아시아 고려인, 포스트 소비에트 시대의 음식문화 변화를 사진과 영상, 생활자료로 소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전시 해설과 인문강좌, 체험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고려방송: 안엘레나(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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