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스탈린 시대 정치적 탄압으로 억울한 죽음을 맞았던 고려인 지도자 박미리안(박밀양·1898~1942)의 삶이 고려인문화관 특별전을 통해 다시 조명되고 있다.'역사마을 1번지' 전남광주 고려인마을 산하 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은 2026년 6월 1일부터 2027년 4월 30일까지 특별기획전 '고려인 명예회복'을 개최하고, 정치적 탄압으로 희생된 고려인 선조들의 생애와 뒤늦게 이뤄진 명예회복 과정을 다양한 사료와 함께 소개하고 있다.
전시에서 주목받는 인물은 박미리안이다. 그는 박윤화, 박선달이라는 이름으로도 활동했으며, 동시베리아 철도 정치국 지도원으로 재직하며 일제강점기 조국독립과 고려인 공동체 발전에 힘쓴 인물이다.
그러나 스탈린 체제의 대숙청이 시작되면서 그의 삶은 비극으로 바뀌었다. 1935년 11월 16일 반혁명 혐의로 체포된 그는 충분한 법적 절차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정치적 탄압의 희생양이 됐고, 결국 긴 수감 생활 끝에 1942년 처형됐다.
수십 년이 흐른 뒤 그의 억울함은 뒤늦게 밝혀졌다. 소련 최고재판소 군사위원회는 1958년 8월 26일 사건을 재심해 무죄를 선고했고, 박미리안은 사후 명예를 회복했다. 이는 스탈린 시대 정치 탄압 피해자들에 대한 복권 작업의 하나로 평가된다.
이번 특별전에는 박미리안의 체포 및 재심 관련 기록을 비롯해 명예회복 결정문과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각종 문서와 사진 등이 전시돼 관람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전시는 한 개인의 비극을 넘어, 강제이주와 정치적 박해 속에서 삶을 빼앗긴 수많은 고려인의 역사를 함께 돌아보게 한다.
김병학 고려인문화관장은 "고려인 선조들은 조국 독립을 위해 떠나 살아야 했던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더해 정치적 탄압이라는 또 다른 비극까지 겪어야 했다"며 "이번 특별전은 역사 속에 묻혀 있던 희생자들의 이름을 다시 기억하고, 명예회복의 의미를 시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인문화관은 이번 특별전을 통해 스탈린 시대 정치적 탄압을 받은 고려인 지도자와 독립운동가, 문화예술인 등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순차적으로 소개하며, 왜곡되거나 잊혀졌던 고려인 역사를 복원하는 작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고려방송: 유가이 발레르(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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