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세계적인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의 예술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8순을 앞둔 지금도 그는 매일 화실로 향한다. 한 손에는 붓을, 다른 한 손에는 고려인 선조들의 아픈 역사를 품은 채 하루도 쉬지 않고 새로운 작품을 완성해 간다. 그의 그림은 단순한 예술작품을 넘어 항일독립운동과 강제이주, 디아스포라의 삶을 기록한 살아있는 역사이자 후손에게 전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최근 문 화백은 국내 대표 동화작가 홍종의 작가와 함께 작업한 그림동화 ‘고려아리랑’의 삽화를 모두 완성했다. 오는 7월 출간되는 이 작품은 고려인 선조들의 항일독립운동과 1937년 강제이주, 그리고 광주 고려인마을에서 이어지는 희망의 이야기를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담아냈다.
오는 8월에는 서울 인사동 특별전에 대표작을 출품하며 국민들과 다시 만난다. 국내외에서 전시 요청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는 지금도 고려인의 삶과 역사를 화폭에 담는 작업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지난 3월 광주 광산구의 지원으로 32평 규모의 주택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 문빅토르미술관은 개관 이후 국내외 관광객과 학생, 연구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며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와 예술을 만나는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공간은 그의 방대한 작품세계를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문 화백은 가로와 세로가 5미터가 넘는 대작을 그리고 싶어도 작업 공간이 협소하고, 완성된 작품을 보관하거나 전시할 공간도 부족해 늘 아쉬움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그의 붓은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
문 화백이 평생 품어온 꿈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위한 미술관이 아니다.
"내 작품을 위한 미술관이 아니라,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를 후손들에게 영원히 전해 줄 미술관을 남기고 싶습니다.“
이 한마디에는 한 예술가의 소망을 넘어 민족의 역사를 다음 세대에 온전히 전하고자 하는 사명이 담겨 있다.
그가 꿈꾸는 미술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니다. 연해주 개척과 항일독립운동, 1937년 강제이주의 비극, 중앙아시아에서 이어온 삶, 그리고 조국 대한민국으로 돌아오기까지 160여 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품은 살아있는 역사문화공간이다.
세월이 흐를수록 문 화백의 작품은 더욱 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고려인마을은 그의 작품을 영구 보존하고 국내외 관광객과 미래세대가 함께 찾는 역사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50억 원 규모의 문빅토르미술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한 예술가를 위한 지원이 아니다.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의 한 축을 이룬 고려인 선조들의 역사와 세계 디아스포라 문화를 후손에게 온전히 전하기 위한 역사문화 보존사업이다.
오늘도 문빅토르 화백은 조용히 캔버스 앞에 선다. 작품은 계속 늘어나지만 이를 품을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다. 예술가에게 허락된 시간은 영원하지 않다.
누군가는 역사를 글로 남기고, 누군가는 사진으로 기록한다. 문빅토르 화백은 평생을 바쳐 그림으로 고려인의 역사를 기록해 왔다.
이제는 우리 사회가 그의 예술과 정신을 품을 미술관을 함께 세워야 할 때다. 문빅토르미술관은 한 사람의 꿈을 이루는 공간을 넘어, 고려인 디아스포라 160여 년의 역사와 대한민국 독립운동의 기억을 미래세대에 전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 될 것이다.
고려방송: 유가이 발레르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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