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전남인터넷신문]‘역사마을 1번지’ 광주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이 지난 13일 서울 강서구 예원문화센터 스카이아트홀에서 열린 '코리안 페스티벌 2026' 에 특별 출연해 관람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서로 다른 국적과 삶의 배경을 지닌 아이들의 노래는 이날 공연장을 ‘같은 울림’으로 채웠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재외동포청이 주최하고 ㈜클공이 주관한 대표 문화행사다. 코리안 페스티벌은 문화예술을 매개로 재외동포와 국내 국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유대감을 나누기 위해 재외동포청이 매년 마련하는 상징적인 무대로,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재외동포 예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삶과 기억을 음악으로 공유한다.
무대에 오른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은 중앙아시아 전통 의상을 입고 등장해 고려인마을 대표 창작 뮤지컬 ‘나는 고려인이다’의 수록곡 ‘동요 메들리’, ‘우리말 교육’, 박학기 작사·작곡의 ‘아름다운 세상’을 선보였다. 지휘자의 손짓에 맞춰 울려 퍼진 아이들의 목소리는 이주와 정착의 시간을 넘어 하나의 화음으로 이어졌고,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뜨거운 감동의 박수가 쏟아졌다.
2017년 창단된 어린이합창단은 고려인 독립투사 후손 4~5세 자녀를 포함해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러시아 등 다양한 출신의 아이들로 구성돼 있다. 언어와 문화의 차이는 연습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배움이 됐다. 한국어와 러시아어가 뒤섞인 연습실에서 아이들은 서로의 다리가 되어 주었고, 음악은 가장 빠르게 마음을 잇는 공통어가 됐다.
합창단의 단장이자 지휘자인 조정희 호남대 교수는 “아이들은 서로 다른 국적과 배경을 가졌지만 ‘고려인’이라는 정체성과 자부심을 음악으로 공유한다”며 “노래하는 순간 아이들의 표정과 목소리가 달라지고, 그 변화가 이 활동의 가장 큰 보람”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려인의 역사는 곧 우리의 역사”라며 “이번 무대가 아이들 자신이 우리의 과거이자 현재, 미래라는 사실을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은 클래식·재즈·영상예술을 결합한 복합 무대로 구성됐다. 음악감독은 피아니스트 에드윈 김이 맡았으며, 미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색소포니스트 그레이스 켈리, 드러머 클로이 김 등이 참여해 장르를 넘나드는 연주를 펼쳤다. 그 가운데 어린이합창단의 합창은 공연 전반의 정서적 중심으로 작용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광주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은 공연 활동과 함께 고려인마을과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알리는 문화 사절로서 역할도 이어오고 있다. 2022년에는 대한민국 외교부가 합창단의 공연 모습을 담은 온라인 홍보 영상을 제작해 한국 문화와 고려인 공동체의 이야기를 세계에 소개한 바 있다.
고려방송: 임용기 (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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