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자란 고령자분들은 나물을 비롯해 음식 재료들을 상당히 많이 안다. 그분들 중에는 농업고등학교, 대학의 농업관련학과 및 식품 관련 학과를 다닌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요리를 전문적으로 가르쳐 주는 학원을 다닌 적도 없는데, 음식 재료들을 보면 나물 이름을 술술 외우고, 각각의 음식 재료의 특성에 대해서도 잘 아는 사람들이 많다.

봄나물의 종류와 특성에 대해서도 전문가 못지않게 잘 알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나물을 캐고, 다듬고, 무쳐서 먹는 과정에서 윗세대나 주변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학습이 되었기 때문이다.

나물을 캐러 가면 어머니가 딸에게 먹을 수 있는 나물 종류와 이름, 못 먹는 식물의 종류 그리고 나물의 종류 간에 구별법, 채취 방법은 현장에서 가르쳐 주면서 채취했다. 그렇게 해서 배운 딸은 동생이나 자신의 딸에게 그 지식을 다시 전달해 주었다. 그 결과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은 나물의 종류와 특성에 대해 잘 알게 된다.

어머니와 딸, 나이대가 다른 사람들끼리, 혹은 친구들과 함께 나물을 채취하게 되면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다른 사람과 연결되면서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서로의 존재에 대해 소중함을 느끼며, 감정과 걱정, 재미와 웃음을 공유하면서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물을 채취하는 것처럼 생각, 감정, 관심사 및 목표를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안전하고 상호적인 출구를 제공하는 중요한 지원 네트워크를 만들면 우울증 등을 예방하는 등 치유 효과가 있다.

나물을 캐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게 되면 위와 같이 행복감을 느끼고 치유 효과가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학습에 의한 행복감을 느끼고 그것이 치유 효과를 갖는다.

일생 동안 배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일반적으로 더 많은 만족감, 행복감, 스트레스 회복력을 경험한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지식, 특히 우리에게 중요하거나 관련된 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고 우리에게 큰 만족감을 가져올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정신 건강 활동이다.

나물 채취와 관련된 학습에는 많은 것들이 있다, 첫째는 자연과 나물에 대해 아는 것이 증가한다. 나물로 이용할 수 있는 식물의 종류, 나물의 종류에 따라 잘 자라는 위치, 서식처, 채취 시기, 채취 부위 등에 대해 배우게 된다.

둘째는 조상 및 자연과 소통하게 된다. 조상들이 자연에서 채취해 먹었던 나물의 종류와 시기, 조리법을 알게 되고, 그것을 다시 후 세대에게 전수하게 된다. 셋째 음식의 조리법과 맛을 경험하게 된다. 채취한 나물의 종류별 조리법을 배우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창의적으로 나물 요리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나물의 채취 시기, 요리법에 따라 달라지는 맛을 경험하면서 적절한 채취 시기, 데치기 등 처리 방법, 요리법을 학습하게 된다. 봄나물의 채취는 위와 같이 자연과 접하게 하고, 자연과 나물에 대해 공부하면서 치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행위였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용한 학습 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