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룡 jnnews.co.kr@hanmail.net

초등문해교육프로그램 56명, 중학문해교육프로그램 16명, 중학교 67명, 고등학교 114명의 졸업생이 영광의 졸업장을 받는다.
2년제 중학과정과 별도의 3년제 중학문해과정 첫 번째 졸업생 16명 배출

중학문해교육프로그램 첫번째 졸업생 김춘자 왕언니(87세)는 초등문해과정에 첫 발을 내딛은 후 12년 만에 중학문해졸업장을 받는다. 문해과정에 입학하고 꿈에 그리던 배움을 시작했지만, 배움을 포기해야만 하는 이유는 계속 생겼다. 그러나 그때마다 다시 돌아왔고 드디어 평생을 꿈꾸던 중학교 졸업장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배움을 그만 두어야할 이유는 또 생겼다. 관절이 너무 안 좋아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아야 했다. 또다시 배움의 줄은 끊어졌다. 양쪽 무릎 수술을 하고 나니 다리에 힘이 없었다. 이제는 지팡이를 의지하고서 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초등문해 프로그램을 마치고 중학문해프로그램에 입학했다. 춘자 씨 나이 83세였다. 남들은 3년 만에 졸업하는 중학문해프로그램을 춘자 씨는 4년 동안 공부하고 올 해 87세 드디어 중학교 학력을 취득하게 되었다.

또다른 중학문해 첫 졸업생 박금순(70세)씨는 새벽 6시 40분 첫차로 시작해 왕복 네 시간 버스를 여섯 번 갈아타고 등하교했다.

금순 씨는 3월이면 꿈 많은 고등학생이 된다. 초등문해 3년, 중학문해 3년, 이제 3월이면 그녀는 고등학생이다.

고등학교 부부 졸업생으로는 박*신, 김*실 씨 부부가 있으며 은퇴 후 귀향했다가 운 좋게 만학도가 되었다. 부부가 함께 중고등학교 같은 반 짝궁으로 공부하며 소중한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3월이 되면 박 씨 부부는 나란히 동아보건대 새내기 대학생이 된다.
만학도의 요람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2년제 성인학교로 63년 전통의 학교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문해학습자의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점차 중학문해과정이 필요성이 증가 되었다.
초등문해교육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이 중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계속 문해교육프로그램에 남아 있는 이유로는 첫째 많은 교과의 부담감, 둘째 시간별로 교사들이 바뀌어 적응이 잘 안 됨, 교과서 글씨가 너무 작고 내용이 어려움, 매일 등교의 어려움, 고령화에 따른 건강문제 등의 이유로 몇 년이고 계속 초등문해에 멈춰있었다. 이러한 학습자의 요구에 따라 중학문해교육프로그램이 만들어졌는데 이번이 첫 중학문해 졸업생을 배출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니다가 동생을 돌봐야 해서 학교에 가지 못했던 오미순(64세)는 젊은 시절 내내 27년 동안 택시운전을 했다. 오랫동안 운전대를 잡다보니 허리가 약해져 수술을 두 번 하고 나서야 미련 없이 운전대를 놓고 배움을 위해 초등문해과정에 입학했다.
“이제 초등학력을 취득했으니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진학할 것이다. 택시운전을 하면서 밥 배달 봉사를 했을 때 보니, 나도 배우지 못해 힘든 삶을 살았지만 나보다 더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많음을 알았다. 대학까지 졸업하고 나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싶다.” 오미순 씨의 말이다.
이번 고등학교 졸업생 가운데 대학합격자는 83명이다. 4년제 17명(목포대, 초당대, 세한대, 동신대, 순천대, 초남신학대 등)과 2년제 66명 (목포과학대, 동아보건대 등)이다.
올해 63번째 생일을 맞는 목포제일정보중고등학교는 어른들이 공부하는 학교로써, 어려웠던 가정환경으로 인해 배울 수 없었던 이들이 배움을 통해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배움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