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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을의 오후 김혜경 2022-02-10
김동국 jnnews.co.kr@hanmail.net

베란다 쪽에서

들어온 빛이 

바닥의 먼지들을

만지고 있다

 

빛에 닿지 못한

응달진 것들은 

가벼이 날아올라

고인 침묵을 건너간다

 

그늘을 바깥으로

꺼내가는 소리에

창밖을 기웃거리는

음지식물들이

어둠속으로 고개를

파묻고 있다

 

집안으로 들어 온

풀 여치 한 마리가 

따갑게 파고드는

쓰린 노래로 

고여 있던 기억을

흔들어 댄다

쓰르륵 쓰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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