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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삼 詩 음악회 / 김경애 2020-04-17
김원유 jnnews.co.kr@hanmail.net

 

 

 

 

 

 

 

 


입춘 전야, 예고 없는 폭설이 내린다
해남 일지암에 눈보라처럼 퍼지는 시와 음악
작은 촛불만으로 더 고요해지는 밤이다
덜덜덜 떨면서 듣는 「드뷔시 산장 부근」
김종삼의 시가 마음의 눈밭에 나무들을 세우고 있다
누구는 고행의 시간이라 하고
누구는 축제의 공간이라 하지만
오늘 밤 안으로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나는
벗어둔 외투를 입을까 말까 망설인다
그 사이 난로의 장작불은 활활 타오르고
어느새 시를 삼킨 클래식의 소리가
얼어붙은 마음의 빗장을 열고 뛰어다닌다
발뒤꿈치를 무는 음표를 따라
아무 경계 없이 해방을 꿈꾸는 찰나,
덧창문을 거칠게 때리는 바람 소리
상상의 뼈와 살이 흠칫 놀라 시혼으로 부유(浮游)한다
내 시선은 자꾸 적설의 시간대를 재며 멈칫대지만
마음은 눈송이처럼 하늘로 솟구치는 밤
쇼스타코비치 왈츠 선율에 실려
끝없이 춤추며 날아오르고 싶은 밤
시마(詩魔)에 붙잡혀 꼼짝할 수 없는 산사의 밤


* 김경애 약력
  1971년 무안 출생, 2011년《문학의식》등단
  문예창작학과 석사,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수료
  목포詩문학회 회원, 시집 『가족사진』 『목포역 블루스』
  목포문학관 어린이 문학교실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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