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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뻘낙지/김충경 2020-01-13
김원유 jnnews.co.kr@hanmail.net


파랑 같은 세월을 거쳐 마침내 도착한
식당 수조 한 평 반 공간 유리벽에
착 달라붙어있는 뻘낙지의 표정이 골똘하다

먹빛 어둠만으로도 행복했던 지난날이
오히려 간절하게 그리워지는
깊은 펄 속을 떠올리고 있는 것일까

달빛 휘황한 밤이면

조개를 잡기 위해 갯벌 위를 기어다니던

질펀하고도 부드러운 삶을 꿈꾸는 것일까

지금은 식음을 전폐한 채 갇혀 있는 몸
유리벽을 깨뜨리고 탈출을 꿈꾸기에는
이미 늦었다 어쩔 수 없다

쓰러진 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너는
이제 다리가 툭툭 잘린 채로 꿈틀거리며
뜨거운 국물 속을 헤엄을 치고 있구나

알코올 냄새 감도는 혓바닥 위에서
꾸물꾸물, 쫄깃쫄깃, 쫀득쫀득
깜깜하고 막막했던 한 생을
보시布施하고 있다

《약력》

강진 출생, 2015년《인간과 문학》시 등단,

목포문인협회·목포시문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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