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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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 3
못이 운다남의 가슴에 박혀제 가슴 쥐어짜며숨죽여 운다 소리 내지 못하고온몸으로 우는못의 울음소리는애가 녹은 피가 묻어 있다
2021-05-21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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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나이
살아온 날이 남아있는 날보다많다는 것을 알았을 때 치장에 무디어질 만큼어떤 나이에 접어들었을 때 젊은 그들처럼사랑을 그리워한다는 것을 비로소 삶이 선물임을 알게 되고 시간의 의미를 묻게 되고 긴 장마에도 떡갈나무 잎처럼햇살을 뿌린다
2021-05-13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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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바람이였구나
햇살도 아지랑이처럼 흐릿하게 걸린바다와 하늘과 구름숨이 멎을 듯이 희고 푸르다스치듯 지나가는 소슬바람에흩어진 낙엽들의 아우성흠칫 놀라깨어나는 내 영혼낮이 스르르 물처럼 빠지고밤이 묵직하게 가라앉자너였구나바닷물을 머금은 바람바다고 하늘이고온통 새까맣게 가로놓여 있는어둠의 창밖에서 몰래 바라보고 있는바람 너였...
2021-05-07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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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 아래서
괴로움이란 저런 것이었을까. 이를 악다물고 하늘을 바라보았을 뿐질긴 뿌리로도 흙 속에서 걸어 나올 수 없었던나무는 우두커니 百年의 刑을 살았다.한 생애 도끼로 찍어내지 못한 발목에 붙들려우우우우밤마다 짐승처럼 울부짖던 세월이 목을 꺾고팔을 비틀고사방으로 몸을 뒤흔들어 놓았을 뿐제 아무리 우람한 덩치를 가진다 하여도 나...
2021-04-28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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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음폭포, 그 소리길
숲이 끝나는 곳에 누워종일 방울방울 떨어지는 수액바라보는 일이 전부였다봄이 언제 왔다 갔는지 알 수 없으나나의 몸을 바로 일으켜 세웠을 때창문 너머 동백나무의 새순이 한 뼘 자라 있었다 술에 취한 듯구름 위에 떠가는 듯한 달콤한 어지럼증후들거리는 다리에 힘을 실어본다살아있다는 것에다시 세상의 무대로 걸어 나갈 수 있다는 ...
2021-04-22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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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차 바람
마음을 앉혀두고 녹차를 우려낸다두 손에 받쳐 든 다향이 닿는 곳에 연둣빛 바람이 이내 가슴에 찻물 드네 찻물 든 마음이 촉촉하게 젖어가자집 나간 생각들이 조용히 돌아오고향긋한 녹차 바람에 구름도 쉬어가네
2021-04-14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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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 화
꽃잎은 어디에 마음을 두고이세상의 아름다운 꿈꾸더라도삶의 끈을 힘차게 붙잡아거친 바람에도 끄떡없는 강건한 집착믿음직하여 흐뭇하지만,일견 떨어져 날리는 나비 같은 자태은연중 마음을 설레이게도 한다이리저리 날려 뒹구는 네가이제 보니 마치 내 가슴 밭에 놀던첫사랑의 소녀 깨알 같은 웃음과 꼭 닮았다. 풀잎에 누운 동백 또한...
2021-04-10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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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은 파도를 넘는다.
방파제 끄트머리에 앉아바람이 한쪽 볼을 어루만지면당신의 목소리는 귓가를 맴돌고파도는 깨어난다해변을 벗어나려 더욱 가까이 다가서니가슴에 묻어두었던 그리움은 깨어나는 파도가 되고기다림의 시간들은 눈물이 되어 방파제에 뿌려준다가슴 속에서 당신을 향한 무수한 것들...잔잔한 파도가 울렁거릴 때마다마음 한구석에서 허전한...
2021-04-08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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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픕니다
좌변기 위에 있는 샴푸욕실에 있어야 할 샴푸이기에 별수 없이 아픕니다 어른이 다 되어서도 안 크면어른이 끝날 때까지 아픕니다 벽에도 갈라진 금 보이는 신열 있습니다 견고하게 설정된 기둥에서 붕괴는 아픈 것이 아닙니다 일단 아프면 치료가 맞고 치료해도 아프면 치유해야 합니다 절정으로만 잡혀 있으면 아무리 절정에 이르러도절...
2021-04-01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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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선으로 돌아가는
허공을 맴돌다가머릿속에서 길 찾기를 하고길목 어귀에 들어서니 팽팽하게 당겨지는 전깃줄처럼긴장감은 여전하고동공을 키워야 보이는 이기 낀 기억 속에 아직 소환되지 못한 얼굴이하나씩 하나씩 긴 목을 빼고곡선으로 돌아간다
2021-03-24 김동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