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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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방
불을 휘감은 채 돌고 있다 멈출 수 없는 두근거림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불길 속으로 내닫는 순간안에 두고도 몰랐던허물은 벗는 시간 다 타 버리고 나서야불을 쫓는 제사장이었음을 알게 되는 순간
2021-10-01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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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꽃
천 년을 기다리며붉게 멍든 가슴 질곡의 머-언 길을 돌아와비로소 가슴을 헤쳤구나 꽃잎 사이마다지층처럼 쌓인 밀어들 겨울에 피는 꽃은 봄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 .
2021-09-23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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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비틀어진 욕망이 변하여정염으로 불이 붙곤스스로 이겨내지 못하더니기어코 쌓이고 쌓인 업보 씻지 못한 죄악이 되었구나 사람이 사람을 피하고저마다 입과 코를 가려눈만 내놓는 세상인심은 흉흉하여 삭막해도이제야 여유롭게 바라보는 영롱한 무지개 하늘은 징벌을 내린다더니보일 듯 말 듯 심연의 보석을격려의 상으로 탈 바꿔오염된 ...
2021-09-16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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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 사이
고요가 말해주는 밤이라도두근거리고 설레는 어지러움이 적막한 바닷속으로 이끌어 가는 별들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퉁퉁퉁한가락 퉁기는 소리를 만들며하나둘 셋고요의 바다 속으로 잠들어 간다 시간과 공간의 사이 길게 늘어뜨린 세월의 줄을 잡고몸부림치며 외쳐대는 가슴 얼음장처럼 차가운바닷속 깊이에 갇혀세월의 줄을 잡아당기...
2021-09-10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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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 발
계절이 깊어가며 오금 따라 떨려오는 소름몸과 마음 신께 드리는 찰나격정에 펄럭이는 깃발과드넓은 세상 높이 날리는 애증 까만 하늘의 거울아래 서면아쉽고 그리웠던 설움 한 타래 백설이 분분하던 가닥마다떨며 울다 마침내 갈라서고 가슴 깊이 쓸려가는 흐느낌 삶과 죽음의 동구 밖에후려치고 뒤틀려 거꾸로 선상식과 공정의 굴렁쇠스...
2021-07-05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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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는 산을 울리고
비 갠 후에산이 운다제 몸 씻겨가는 것도 서러운데흔들어대는 바람이 있어더 섧게 운다 산이 울면 나무도 운다땅속에 뿌리를 악바라지게 박으며머리카락을 흩날린다구름이 낮게 제 몸을 드리울수록하늘은 더 높아가는데산도 나무도 하늘을 향해 아우성이다 동산문학 2021년 여름호 특집 “나의 문학 나의 인생”
2021-06-25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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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選良이 된 지게
튼튼한 다리에다 뿔이 둘인 지게도가느다란 작대기가 도와주지 않으면혼자서 일어설 수 없고 짐을 싣지 못한다 가까이 다가가면 트러블이 일어나고사이가 멀어지면 소통이 불가능하다지게가 누워 있으면 작대기가 깨운다 믿음직한 머슴은 짐을 지고 일어선 후작대기를 가슴속에 소중히 간직하지만 그것을 버린 지게는 기댈 곳을 잃는다
2021-06-17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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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 비단꽃향무
나를 아프게 하려고 오는 것들과함께 온 스톡, 비단꽃향무4월 4일, 그는 잊어도 나는 잊지 못할 날이다스토커처럼 따라붙는 병든 관심에미움들이 질기게 핀다막무가내로 망가지고 대책 없이 무너지는 4월너덜거리는 마음을 꿰매는데,시간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깊은 수렁 속으로 떨어지는 검은 밤무릎 위에 작고 여린 것들을 받쳐 들고비단꽃...
2021-06-11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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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그녀
나는 지나치지만 너는 머물러 있다나는 시간을 타고 다니지만너는 시간을 꼭꼭 씹어서 소화를 시킨다너의 그늘 아래에 서서너의 이력을 밑동부터 읽어 본다맨살의 체온은 몇 도나 될까 전화벨이 울린다그런 것 별로 중요하지 않아 바람도 살갗이 터질 듯한 햇살도 잘 소화시키면꽃으로 피어난다는 메시지의 그녀 문득 나보다 삼 년만 먼저 ...
2021-06-03 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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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화두
끄덕끄덕 졸음에 겨운나룻배가 사는 홀통 조금나루,여울지는 물 이랑이를 보면이방인처럼 가슴이 설렌다 숨겨둔 단단한 허욕들과순교를 벌이는 시어들거침없을 불변을 낚싯줄에 매달아출렁이는 윤슬 위로 던진다 목덜미가 구름 색 머플러 사이로 물거품처럼 하얗게 출렁거렸다휘파람새가 되어 바람의 노랠 부른이젠, 주소 없는 머나먼 친...
2021-05-27 김동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