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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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나이 / 김영천
아침이 오기 전 몸이 먼저 깨어난다
정신은 나중에야 투덜거리며
뒤따라 일어난다
몸과 정신이 조우하는 시간,
처음의 낯섦은 쉬이 지나가고
게으른 마음조차 이내 한 통속이 된다
아무래도 나이를 먹어가며
서로가 서로를 조금은 아끼는 모양이다
조금씩 양보하며
그렇게 친밀해지는 모양이다
하면, 또 얼마나 긴장...
2020-01-25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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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진 나루터에서/ 전서현
'시조미학' 신인상 신인상
무등일보 '2019 통일로드 시민기자단' 체험후기 당선
시아문학. 목포시문학. 모란촌 회원
2020-01-24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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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 박행자
메밀꽃 필 무렵 흐릿한 불빛 아래
남루한 세월 한 자락 걸치고
구석진 흙바람 벽에 기대어 졸고 있는
당신을 보았습니다
한여름 갈대 우거진 강기슭에서 비지땀 훔쳐가며
한 발 한 발 무자위 날개 위를
힘겹게 밟아 오르시던 젖은 맨발의 아버지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진 가문 논의 물꼬를 틀어잡고
가난에 몸부림치며 애태우던 시...
2020-01-24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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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묻은 영혼 2 / 강성희
하늘에 낀 먹구름이 빈 하늘 서성이며
구슬픈 씻김소리 황해 뱃길 떠도는 듯
그늘진 수평선너머 가뭇없이 녹아든다.
용장들이 머물다간 서걱이는 갯가에
바람의 비늘 같은 입소문만 무성하여
향촉의 눈물바람에 흰 국화도 울먹인다.
바다를 사랑하는 어둠속의 영혼들은
파도를 베개 삼아 여윈잠을 지새우다
태극기 흔...
2020-01-22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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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품은 바다 / 이순남
바라보지 않으면 볼 수 없는 이제야 보이는 달 오랜 세월 변함없이 오지의 수면을 적신다 내 안 깊게 잠든 푸르름이 용솟음쳐 건반을 두드리듯 속을 붉게 후려친다 마른 내 살들이 비늘처럼 일어나고 우르르 우르르 달을 안고 뒹군다 파도는 일렁 일렁 허공을 흔들어대고 내 몸은 파도의 선율을 타고 날아 올라 영혼을 빨아들이는 블랙...
2020-01-21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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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치마* 2 / 유헌
복숭아 꽃잎처럼
날아온 편지 한 장
그 백지 그러안고 천일각에 올라서니
강물이 절뚝거리며
내게로 오고 있다
사금파리 날 같은 윤슬에 눈이 먼 새,
팽팽한 연줄 한 올 움켜 쥔 흰 물새가
뉘엿한 붉새를 물고 내게로 오고 있다
미처 못다 부른 연서 한 필 펼쳐두고
말 없는 그 말들이 초당에 쌓이는 밤
야윈 강 ...
2020-01-21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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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술 / 황성용
비 내린 5월 새벽, 영정을 앞세운 눈물 운구
엄마, 스텝 꼬였어
뒤 따라오는 유족들 웃음 참느라 힘들어
그냥 웃고 괴로운 게 낫겠어
엄마야, 기력 없을 때 5일장 돼지 족 사서 삶아줬잖아
한 그릇 힘은 일생 내내 향처럼 피어오른 단촐 한 패턴
옆집 할미에게도 몰래 갖다 준 그 반복 연보捐補, 발은 알아
...
2020-01-20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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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화 / 배덕만
목포 유달산에는
산도화가 피는 봄이오는 땅
살아내는 것들이
목화순 사이
여린 쑥잎들 사이로
아지랑이 타고 오면
어느 한적한 곳에 부끄러피던
산도화도
유달산에 와서는
작정한 한 무리의 폭도들 처럼
화사한 무더기로 피어나 달려드는
봄이 되는 땅
분홍의 생명들이 활활 타는 땅
한국문협 회원
한국문인협...
2020-01-20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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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하구언 둑길을 걸으며 / 전경란
금방이면 닿을 것 같이 보이는
저 길 끝이
걸어도 걸어도 그 만큼인 듯하다
곧고 길게 뻗친 둑방길
그저 한 곳만 바라보며 묵묵히 걷는다
굽이굽이 돌아서 가는 길
벅차게 오르고 다시 내려서야 하는 길
언제 닿을지도 모르는 막막함도 잊은 채
우거진 숲과 푸른 바다를 보면서
힘든 모퉁이 길 돌아서며 갖는
희노애락
변화 ...
2020-01-19 김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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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 복 / 박영동
지붕을 넘나드는 원숭이
우리 속 멍에를 짊어진 원숭이
둘 다 똑 같은 원숭이 형상임에도
우리에 갇힌 원숭이 사연인 즉
땅속에 묻어 둔 단지 속
사과 한 개를 쥐고
목이 터져라 바락 바락 비명 지르다
한순간 영어의 몸이 되었다
빈손으로 무심코 들어간 공간
끝내 펴보지 못한 오류로
허무하게 잃어버린 자유
...
2020-01-19 김원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