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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화정 성난 주민들 ‘비상대책위’ 구성 - 막개발식 광주하수관거 BTL사업 반발
  • 기사등록 2012-03-25 09: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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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하수처리장 운영 효율을 높이고 강의 수질 개선을 위해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른바 08하수관거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Build-Transfer Lease)이다.

공사과정에서 지반이 침하되고 담장이 무너지고 건물과 주택의 곳곳이 균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구나 부실한 뒷처리는 통행에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인명사상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를 보다 못한 서구 농성 화정주민들이 지난 13일 비상대책위를 발족하고 막개발식 공사에 제동을 걸었다. 공식 명칭은 ‘광주 하수관거 안전공사를 위한 농성·화정주민 비상대책위(이하 대책위)’다.
 
대책위 박형민 조직국장에 따르면 “시행사인 금호건설이 기술적 안전성이 검증 되지 않은 폭 6m 도로에 1200mm 하수관을 묻는 공사를 진행하면서 1m만 파더라도 펄이 나오는 연약지반인 이곳의 지질역학조사도 없이 무리하게 3.9m씩 굴착하는 공사를 강행하면서 전봇대가 기울고 건물과 주택에 균열이 가고 지반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지금도 시행사는 별다른 대책 없이 공사를 재개하려고 하는데 공사 시작을 위한 개착만으로도 이렇듯 큰일이 벌어졌는데 만약 본 공사가 들어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공사가 중단됐다. 본보가 현장 확인 결과, 개착지점에 서 있던 전봇대는 조금만 더 충격을 받으면 넘어질 듯 전선에 의해 간신히 버티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었다.

땅을 파기 시작한 바로 옆의 지반이 함몰된 곳은 아스팔트로 보수를 했는데도 아래로 꺼져 있었고, 인근 통행로와 담벼락에 생긴 균열도 여기저기서 목격 됐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앞서 공사가 완료된 서석고 정문 쪽은 담장이 붕괴돼 급하게 응급처치’한 상태로 방치 되어 있다가 24일 아침에서야 보수공사를 위해 긴급히 허물고 있었다.
 
더욱이 염려스러운 것은 공사 내용을 알려주는 안내판도 없고 좁은 골목에서 작업하는 굴삭기는 차량 및 보행자를 통제하는 안전표지판도 설치되지 않아 작업 반경 내에 보행자가 수시로 드나들어 인명사상이 우려스러운 아찔한 광경이 목격 됐다. 건너편 한의원 내부와 바로 옆 주택 벽에서도 심각한 균열을 확인할 수 있었다.

24일 대책위에 따르면, 특히 문제가 되는 지역은 화정로 253번 길 일대다. 현재 이 지역에선 주월동에서 시작해 월산동을 지나 화정 중앙병원 사거리 방향으로 하수관거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런데 이달초 화운로 110번 길과 군분로 229번 길이 교차하는 곳에서 기초 작업이 진행되던 중 사고가 났다.
 
또, 대책위는 공사 방식에 대해서도 현재 건설사가 주장하는 그라우팅공법(누수 및 지지력 부족 등이 예상될 때 갈라진 틈 등에 충전재를 주입하여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식)은 이미 공사가 마무리된 주월동 현장을 주민들의 답사를 통해 부적합하다고 확인된 만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한 이유로 대책위는 굴착식터널공법(지하에서 터널식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방법)을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 또한 하수관거 정비사업이 완료되면 해당지역에 정화조가 필요 없게 돼 주거환경이 개선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숱한 분진과 소음에도 불구하고 인내하고 있으나 주민의 재산권과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남구 회재로 1223번길(주월동) 일대는 동일 시행사에 의해 하수관거공사가 마무리된 곳이다. 그라우팅공법으로 시공 했지만 담장과 축대의 붕괴, 건물의 균열과 지반침하가 심각한 상태이다.

하수관거 공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보수 및 배상을 하겠다는 약속은 공사가 끝난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금호건설과 광주시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나몰라라 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거주가 불가능할 정도로 붕괴된 주택도 있었다.

대책위는 피해 배상과 하자보수를 광주시와 건설사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협상완료 전 까지는 공사 진행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광주시와 금호건설과 대책위는 5차례 이상 협의를 거쳤지만 불가능하다는 건설사의 일방적 주장에 의해 한치의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가 농성. 화정주민 비상대책위 뿐만 아니라 공사가 완료된 지역의 민원이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 주민들 간 연대투쟁의 움직임이 포착되자 뒤늦게 광주시는 23일 3자회의를 통해 설계변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시 생태하천수질과 관계자는 “사실, 주민들이 요구하는 굴착식터널공법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더욱이 하수관거 정비사업은 민간투자 사업이라 지원해주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또“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민원을 (시행사에) 전달하는 것 외에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행사인 금호건설 관계자는 “비용을 떠나 그라우팅공법은 믿을 수 있는 공법”이라면서 현재 방식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사 중 문제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나 서석고의 경우 협의가 진행중이며, 차후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적절한 보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과도 계속 대화를 하면서 타협점을 찾겠다”고 했지만 상호간 이견이 커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양측 간 물리적 충돌 마져 우려된다./주민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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