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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순 앞둔 노인, 자식 바래다주다 안개속 4시간 표류 - 어버이날 맞아 섬에 찾아온 자식 보내고 오다 짙은 안개 만나
  • 기사등록 2011-05-09 12: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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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의 한 섬마을에서 팔순을 앞둔 노인이 어버이날을 맞아 자신을 찾아 온 아들을 육지로 바래다 준 뒤 돌아오던 길에 짙은 안개 속에서 4시간 넘게 표류하다 해경에 무사히 구조됐다.

9일 여수해양경찰서(서장 김두석)에 따르면 어버이날인 지난 8일 여수시 화정면 조발도에 혼자 사는 김 모(79)씨는 육지에서 생활하는 아들(42) 내외가 섬에 찾아와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김씨는 이날 오후 5시께 자신의 1t급 소형어선에 아들 내외를 태우고 섬에서 출항, 30분 만에 화양면의 한 선착장에 내려다주고 회항하던 중 바다에서 짙은 안개를 만나게 됐다.

레이더가 없어 2시간 가량 길을 잃고 헤매다 지친 김 씨는 7시 20분께 자신의 아들에게 휴대전화로 표류한다는 사실을 전했으나, 곧바로 배터리가 모두 소모돼 이후 연락마저 두절되고 말았다.

김씨의 아들은 여수해경 상황실에 이같은 사고 소식을 전하며 구조를 요청했고, 해경은 경비정 1척을 급파하는 동시에 어촌계장에게 민간자율구조선 등을 동원 수색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출동한 해경 경비정이 가시거리가 50-100m에 불과한 안개 속에서 서치라이트를 비춰가며 수색 작업 끝에 이날 오후 10시께 해상에서 부이(bouy, 浮漂)를 붙잡고 있는 김 씨를 발견, 배를 예인하고 무사히 구조했다.

사고 소식에 마음을 졸인 김 씨의 아들은 다른 배를 타고 다시 섬에 들어간 뒤, 구조된 아버지가 비로소 안정을 찾는 것으로 보고서야 집으로 돌아갔다.

여수해경 관계자는 “노구를 끌고 자식들을 직접 태워다 주고 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으나 침착히 기다린 끝에 무사히 구조될 수 있었다”며 “어버이날에 부모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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