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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기적’얼마 전 동영상 전문사이트 ‘유튜브’에 올라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화재가 되었던 동영상이다.
독일에서 출동하는 소방차를 피해 도로의 양쪽으로 붙어 빠르게 길을 터주는 모습이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 독일 사람들의 성숙한 운전의식을 느낄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는 동영상이다.
우리는 사이렌을 울리며 꽉 막힌 도로를 빠져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소방차들을 종종 볼 수 있게 되지만, 차를 잠시 정차하거나 소방차를 지나갈 수 있도록 양보해 주는 차는 좀처럼 보기 힘들다.
화재는 발생 5분 전·후가 가장 중요한 시점이기에 초기진화는 대단히 중요하다. 따라서 출동 시 5분을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심장정지 환자는 5분이 지나면 소생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져 사망에 이르듯, 화재 또한 5분이 지나면 인명구조의 한계를 넘고 대부분 건물 전체를 태우기 마련이다. 이 때 소방통로 확보만 제대로 된다면 대부분의 화재는 초기진화로 끝날 수 있어 많은 인명과 재산피해를 줄일 수 있다.
화재 및 각종 안전사고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며, 나와 우리가족에게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임을 생각한다면 소방통로를 확보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기본이고 상식이다.
바쁘게 움직이는 현대사회에서 타인을 배려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지만,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공동체 의식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을 본받아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사회에서 한 단계 발전된 안전문화와 성숙된 국민의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소방차를 위해 잠시 정차할 수 있고 우측으로 양보해 줄 수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아진다면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길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그렇게 이루어 질 것이다.
한국판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순천소방서 현장대장단 서홍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