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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농업, 시대 변화와 정보의 단절 - 농업 칼럼리스트·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10-23 08:4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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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정보를 얻는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농산물의 구매와 판매 방식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생산자와 구매자가 지역의 인맥이나 입소문, 시장을 통해 연결되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날에는 인터넷 검색과 온라인 쇼핑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업계 네트워크 등을 통해 필요한 농산물과 가공상품을 찾고 구매한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 정도는 농가마다 차이가 크다. 그 결과 좋은 상품을 생산하고도 구매자를 만나지 못하는 농가가 있는가 하면, 필요한 상품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구매자도 있다.

  

필자는 최근 꽃 관련 농촌융복합산업체를 컨설팅하면서 이러한 정보 단절의 문제를 직접 경험했다. 해당 업체의 대표는 사업에 필요한 특정 꽃을 구입하기가 어렵다는 애로사항을 이야기했다. 그동안 주변 지역을 수소문하고, 현장을 방문하고, 인터넷을 검색했으며, 관련 업계 사람들에게도 문의했지만 원하는 꽃을 생산하는 농가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그 꽃을 생산하는 농가를 알고 있었다. 업체 대표에게 해당 농가를 소개하자 처음 듣는 곳이라는 반응이었다. 이에 대표와 함께 농가를 직접 방문했다. 현장에서 확인한 결과, 그 농가에는 업체에서 필요로 하는 꽃이 충분히 있었다. 구매자는 꽃을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생산자는 판매할 수 있는 꽃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농가 경영주에게 이렇게 좋은 상품을 왜 판매하지 않고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경영주는 열심히 판매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판매 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그 방식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이나 주변의 소개, 입소문에 의존하는 것이었다.

  

농가 경영주는 고령으로 과거부터 이어온 판매 방식에 익숙했다. 반면 농촌융복합산업체 대표는 인터넷과 관련 업계의 정보망을 통해 구매처를 찾고 있었다. 생산자와 구매자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판매와 구매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지만 서로 이용하는 정보 경로가 달랐다. 결국 필요한 상품과 구매 수요가 존재하면서도 거래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상품의 품질이나 생산량보다 정보의 전달 경로가 거래를 가로막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구매자가 이용하는 정보망에 생산자의 상품 정보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의 존재를 알 수 없었다. 정보의 단절이 판매 기회의 상실로 이어진 것이다.

  

전남광주 농업 현장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고령 농업인 가운데는 농산물의 생산과 품질 관리에는 오랜 경험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판매는 기존 거래처나 지인의 소개에 의존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농산물 가공업체와 음식점, 체험농장 등에서는 필요한 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이나 업계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생산자와 구매자가 서로 다른 정보망에서 움직이면 가까운 곳에 상품이 있어도 먼 지역에서 구매하거나 필요한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정보 경로의 다양화는 농가에 새로운 판매 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정보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인터넷에 상품을 소개하는 농가는 지역을 넘어 구매자를 만날 수 있지만 기존의 인맥에만 의존하는 농가는 판매 범위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특정 계절에 생산되는 꽃이나 특수 농산물처럼 구매자가 한정된 상품일수록 필요한 사람에게 생산 정보를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다.

  

모든 고령 농업인이 온라인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거나 복잡한 디지털 판매 기술을 익힐 필요는 없다. 생산 품목과 수확 시기, 판매 가능 물량, 연락처 등 기본적인 정보만 구매자가 검색하고 확인할 수 있어도 거래 가능성은 커진다. 가족이나 농업 관련 단체, 기존 거래처 등을 통해 상품 정보를 온라인에 소개하는 방법도 있다.

  

전남광주에는 우수한 농산물과 가공상품을 생산하는 농가가 많다. 그러나 상품의 우수성이 곧바로 판매로 이어지는 시대는 지났다. 구매자가 어떤 경로로 정보를 얻고 구매처를 찾는지에 따라 판매 기회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정보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 농업인일수록 기존의 판매 방식과 새로운 정보 경로 사이에서 격차가 발생하기 쉽다.

  

이제 농가의 판매 활동은 좋은 상품을 생산하고 구매자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구매자가 정보를 찾는 곳에 상품의 존재와 구매 방법을 알리는 방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전남광주 농업에서도 생산자의 판매 정보가 구매자의 정보망에 연결될 때 농산물의 거래 기회와 농가소득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농산물의 인터넷 판매.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5.2.18.). 

허북구. 2025. 정년 귀농, 체계적 정책 필요하다.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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