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전남에서는 해마다 ‘10대 고품질 브랜드쌀’을 선정한다. 품종의 순도와 품위·품질, 안전성, 식미 등을 전문기관에서 평가해 우수한 브랜드쌀을 가려낸다. 선정된 브랜드에는 품질 향상과 홍보·마케팅, 판매 촉진 등을 위한 지원도 이루어진다. 좋은 쌀을 생산하고 품질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소비자에게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사업이다.
그런데 좋은 쌀을 선정에서 끝나서는 안된다. 선정된 쌀이 소비자의 밥상까지 어떻게 연결되고, 어느 음식점에서 어떤 음식으로 소비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소비와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만 농업부 농량서(農糧署)가 시작한 ‘2026년 10대 모범 밥요리(2026年十大模飯米料理)’ 행사가 눈길을 끈다. ‘模飯’은 모범이라는 뜻의 ‘模範’과 밥 ‘飯’을 결합한 표현이다. 쌀 자체보다 그 쌀로 만든 밥요리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대만 전역의 음식점·호텔·간식점·농민단체 등이 참가할 수 있으며, 조건 가운데 핵심은 국산 생산·판매이력 추적 자포니카계 쌀을 사용하거나 사용하기로 하는 것이다. 돼지고기밥, 닭고기밥, 볶음밥, 덮밥, 리조또, 카레라이스, 주먹밥, 도시락, 특색 있는 세트메뉴 등 쌀알의 형태가 유지되는 다양한 밥요리가 대상이다.
기존에 판매하던 대표 메뉴를 출품해도 되고 행사를 위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도 된다. 업체당 한 가지 요리를 출품하며, 10월 2일까지 신청을 받은 뒤 10월 12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소비자 투표를 진행한다. 1위에는 10만 대만달러가 지급되고 상위 10개 요리에는 2만~10만 대만달러, 11~30위에는 각각 1만 대만달러가 지급된다.
여기에서 주목되는 것은 소비자가 참여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전문가 심사위원이 맛과 품질을 평가해 순위를 정하는 방식보다 소비자의 온라인 투표로 인기 밥요리를 선정한다. 참가 자격을 통과한 업체와 출품 음식은 ‘모범 밥요리 대중투표 지도’에 소개된다. 소비자는 지도를 보고 음식점을 찾아가 밥요리를 맛볼 수 있고, 음식점은 홍보 효과를 얻는다.
농량서는 이 사업의 목적을 국산 이력추적 쌀의 외식시장 노출과 사용량 확대에 두고 있다. 쌀을 생산하고 좋은 쌀이라고 홍보하는 단계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 음식점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식재료로 연결한 것이다. 쌀의 품질과 음식점의 조리기술, 소비자의 선택이 하나의 사업 안에서 만나게 된다.
이 사례는 전남의 브랜드쌀 정책에도 생각거리를 준다. 전남에서는 2025년에도 해남 ‘땅끝햇살’을 대상으로 선정하고 장흥 ‘아르미쌀’, 영암 ‘달마지쌀’, 영광 ‘사계절이사는집’, 나주 ‘왕건이탐낸쌀’ 등 10개 고품질 브랜드쌀을 선정했다. 선정 브랜드에 대해서는 판매 촉진과 홍보·마케팅 등을 위한 사업비도 지원됐다.
이처럼 좋은 쌀을 가려내고 브랜드를 알리는 체계가 갖춰져 있다면, 이제 선정된 쌀과 지역 음식점을 직접 연결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만하다. ‘전남 10대 고품질 브랜드쌀’을 사용하는 음식점을 모집하고, 그곳의 대표적인 밥요리를 소비자가 직접 찾아 먹고 평가하는 방식이다.
전남광주에는 밥과 함께 먹는 지역음식이 풍부하다. 나주곰탕, 담양 떡갈비, 장흥 한우, 영광 굴비, 해남의 다양한 농수산물 음식 등 지역마다 밥과 결합할 수 있는 음식자원이 있다. 여기에 볶음밥, 덮밥, 주먹밥, 도시락처럼 젊은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메뉴까지 포함하면 브랜드쌀의 활용 범위도 넓어진다.
음식점 입구에 사용하는 브랜드쌀의 이름과 생산지역을 표시하는 방법도 있다. 소비자가 나주에서 ‘왕건이탐낸쌀’로 지은 밥을 먹고, 해남에서는 ‘땅끝햇살’로 만든 밥요리를 맛볼 수 있다면 브랜드 이름이 실제 맛의 경험과 연결된다. 음식점 정보와 메뉴를 온라인 지도로 만들면 지역 관광에도 활용할 수 있다.
쌀 소비를 늘리려면 소비자가 쌀을 만나는 장소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정에서 밥을 지어 먹는 것과 함께 식당, 도시락, 외식 메뉴에서 소비되는 쌀의 비중도 중요하다. 특히 지역을 방문한 관광객에게는 쌀 포대보다 한 끼의 맛있는 밥이 그 지역 쌀을 기억하게 만드는 강한 매개가 될 수 있다.
대만의 ‘밥요리 10선’이 흥미롭고 시사하는 점이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좋은 쌀을 선정하는 정책과 좋은 쌀을 사용하게 하는 정책 사이에 음식점을 넣고, 그 음식점을 소비자가 찾아가도록 밥요리와 지도를 연결했다. 전남에서 매년 선정되는 고품질 브랜드쌀에도 이러한 ‘먹는 현장’이 더해진다면, 브랜드쌀의 이름은 평가표와 포장지를 벗어나 지역 음식점의 밥상 위에서 소비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참고문헌
游昇俯. 2026. 首屆「十大模飯米」料理徵件起跑!用產銷履歷米最高奪10萬元. 農傳媒(2026.9.10.).
허북구. 2025. 전남 브랜드쌀, 지역 밥상과 연계되어야.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5.7.31.).
허북구. 2025. 전남 브랜드쌀, 광저우 박람회보다 지역 식당이 먼저다. 전남인터넷신문 농업칼럼(202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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