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허북구 한국명인명장연구소장(농학박사)이 지난 18일 광양농협 산지유통센터 강의실에서 ‘광양음식의 정체성과 활용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광양농협의 2026년 여성대학 행복리더 심화과정으로 마련된 이날 강의에서 허북구 소장은 광양의 음식과 식재료, 역사와 인물, 지역의 생활문화를 서로 연결해 새로운 음식 스토리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방안을 소개했다.
허 소장은 특히 광양에서 이용해 온 초피(제피), 배초향, 달래 등의 향신채 문화에 주목했다. 광양에 전해지는 “광양 사람은 고춧가루 서 말을 먹고 뻘 속 삼십 리를 기어간다”라는 속담을 광양 사람들의 강인한 생활력과 음식문화에 연결하고, 지역의 다양한 향신채와 매운맛 문화를 아우르는 ‘고춧가루 서말 음식’이라는 새로운 음식문화 카테고리로 특성화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광양에서 시작된 김 양식의 역사도 음식 스토리텔링 자원으로 제시했다. 김은 가볍고 부피가 작으며 보관과 이동이 편리해 과거 객지에서 생활하던 학생이나 자취생, 하숙생들이 고향에서 가져가거나 보내온 것을 밥반찬으로 먹고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기에 좋은 식품이었다.
허북구 소장은 이러한 생활문화에 윤동주의 시를 지켜낸 광양 출신 정병욱의 이야기를 접목했다. 정병욱은 연희전문학교에서 윤동주와 함께 수학하며 가까운 인연을 맺었고, 윤동주가 맡긴 시 원고를 광양의 본가에 보관했다가 해방 후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세상에 나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허 소장은 “정병욱이 객지에서 고향 광양의 김을 먹었다는 직접적인 기록은 확인되지 않지만, 당시 광양의 김 생산과 객지 생활의 식문화를 고려하면 정병욱이 고향에서 가져온 김을 윤동주와 나눠 먹었을 가능성을 생활사적 상상으로 풀어볼 수 있다”라며 이를 광양 김의 새로운 스토리 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광양의 대표적인 발효음식인 기정떡을 과거 광양에서 융성했던 금광과 일터의 음식이라는 관점에서 연결해 이야기를 발굴하는 사례도 소개했다. 지역의 음식을 단순히 맛과 조리법으로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산업과 일터, 사람들의 이동과 생활사 등을 결합하면 광양만의 차별화된 음식 콘텐츠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허북구 소장은 “지역 음식의 경쟁력은 유명한 음식의 종류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역사 속에서 음식의 의미를 찾아내는 데 있다”며 “광양에 흩어져 있는 식재료와 속담, 인물, 산업, 생활문화 등을 연결해 스토리 자원으로 만들면 광양음식의 정체성을 높이고 관광·교육·상품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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