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올해 상반기 저탄소 농산물 신규 인증면적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신규 인증면적은 2,957㏊로 전국 9,411㏊의 31%에 이른다. 7월 말 기준 전체 인증면적도 7,810㏊로 전국의 36%를 차지한다. 수치만 놓고 보면 분명 주목할 만한 성과다.
시군별 신규 인증면적은 해남 380㏊, 영암 359㏊, 순천 194㏊, 신안 171㏊, 함평 161㏊, 나주 111㏊ 등이다. 작물별로는 벼가 2,060㏊로 가장 많고 고구마 280㏊, 배 190㏊ 등이 뒤를 잇는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광역단위에서 인증 확대계획을 수립하고 설명회와 컨설팅, 제도개선 과제 발굴 등을 추진한 결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그런데 저탄소 농산물 정책의 목표가 인증면적 전국 1위 보다 중요한 것은 저탄소 농업을 실천한 농민의 소득이 얼마나 늘었는지, 농촌의 생산환경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그리고 그 성과가 지역경제와 소비자에게 어떻게 돌아갔는가로 평가되어야 한다. 인증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되어야 한다다.
농민 입장에서 저탄소 농업은 추가적인 노력이다. 농기계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비료 사용을 합리화하고, 토양을 관리하며, 재배과정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농법을 바꾸어야 한다. 여기에 인증을 위한 기록과 절차도 필요하다. 이런 노력에 비해 일반 농산물과 판매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거나 안정적인 판로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농민에게 인증은 또 하나의 행정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인증면적 확대 다음 단계는 저탄소 농산물이 농가소득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소비자가 저탄소 농산물의 가치를 알고 선택하도록 해야 하며, 학교급식과 공공급식, 지역 먹거리 체계,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 판매 등 다양한 판로와 연결할 필요가 있다. 전남광주에서 생산된 저탄소 농산물이 지역에서 우선 소비되고, 외부 시장에서는 환경적 가치를 가진 차별화된 농산물로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
가공과 외식산업과의 연계도 중요하다. 저탄소 쌀을 생산하는 것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한 떡·쌀가공품·전통주·지역음식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고구마와 배를 비롯한 인증 농산물도 가공업체, 음식점, 관광산업과 연결하면 부가가치를 지역 안에 남길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저탄소 인증의 수혜자는 생산농가에 그치지 않고 가공업체, 음식점, 유통업체 등 지역사회로 확대된다.
특히 전남광주는 전국 최대의 저탄소 농산물 인증지역이라는 규모를 하나의 공동 자산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개별 농가가 저탄소 인증마크 하나를 들고 시장에서 경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지역 차원에서 생산·유통·가공·소비를 연결하고, ‘저탄소 농산물 생산지역’이라는 이미지를 농촌관광과 음식문화, 지역브랜드와 결합한다면 인증면적 1위의 가치는 훨씬 커질 수 있다.
저탄소 농업의 환경적 성과를 지역에 돌려주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 농업에서 온실가스를 줄이고 토양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은 농민 개인만을 위한 일이 아니다. 탄소 감축과 환경 보전이라는 사회적 편익을 만든다. 그렇다면 그 노력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체계를 확대해 저탄소 농업을 실천할수록 농가에 이익이 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인증 확대가 일회성 실적이 아니라 농업 현장의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진다.
앞으로 발표되는 성과지표도 달라졌으면 한다. ‘전국 1위’, ‘몇 ㏊ 증가’와 함께 인증농가의 소득 변화, 일반 농산물과의 가격 차이, 계약재배 비율, 지역 내 소비량, 가공·외식산업 연계 규모, 탄소 감축 효과 등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그래야 정책의 성과를 농민과 지역사회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저탄소 농산물 인증면적 전국 1위는 좋은 출발점이다. 이제 질문은 “얼마나 많이 인증받았는가”에서 “인증을 통해 농민과 지역이 무엇을 얻었는가”로 옮겨가야 한다. 인증면적 1위보다 더 가치 있는 성과는 저탄소 농업을 실천한 농민이 더 나은 소득을 얻고, 그 경제적·환경적 가치가 지역사회에서 순환하는 것이다. 그것이 저탄소 농업이 지속될 수 있는 힘이며, 전남광주가 인증면적을 넘어 대한민국 저탄소 농업의 선도지역이 되는 길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 친환경 농업, 재배면적보다 소득구조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4.9.).
허북구. 2025. 전남 친환경 농업, 식탁까지를 설계할 때.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의 농업칼럼(202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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