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지난 7월 1일 공식 출범했다. 40년 만의 광주·전남 행정통합이라는 역사적인 변화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었다. 새로운 특별시는 출범했지만 농업 현장에서는 아직도 조직과 인사, 지휘체계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농업인과 농업 관련 기관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거창한 구호보다 안정된 행정체계 속에서 제때 일할 수 있는 환경일 것이다.
이 불확실성은 출범 준비 과정에서부터 누적됐다. 6월 초 공개된 1단계 조직개편안에서는 기존 전남도의 농축산식품국과 해양수산국 기능을 경제농림부시장 산하 ‘농수산본부’로 묶었다. 농업과 수산업의 규모와 전문성을 고려한 독립적인 조직이 필요하다는 농어업계의 목소리가 이어졌고, 관련 단체들은 조직안의 재검토를 요구했다.
특별시장 인수위원회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의 출범 과정에서도 농업 분야의 대표성 문제가 제기됐다. 6월 8일 출범한 인수위에 농업·농촌을 전담하는 분과와 농정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농민단체들이 농업·농촌 특별분과 설치를 요구했다. 이후 농업대전환특위가 구성되는 등 보완 과정이 이어졌다.
부시장 인선에서도 행정체계의 정비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현행 행정기구 조례는 지방직 정무부시장을 문화산업부시장과 경제농림부시장으로 규정하고 있다. 경제농림부시장은 경제와 농축산식품, 해양수산, 환경·산림 등을 담당하는 자리다. 그런데 시민추천 공모는 산업·일자리·경제·노동·첨단주력산업 분야와 시민주권·청년인구정책·보건복지·양성평등 분야로 진행됐고, 공모 분야와 조례상 부시장 직위·분장사무가 서로 맞지 않는다는 문제가 시의회에서 제기됐다. 특별시는 인사청문에 앞서 관련 조례를 정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농업기술원 역시 안정적인 지휘체계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별시 출범 당시 농업기술원장은 후임자가 임명될 때까지 직무대리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는데 지금도 그런 상태다. 특별시는 당초 8월 초 조직개편과 후속 인사를 추진했으나 3개 청사의 기능 배치를 둘러싼 조정이 길어지면서 조직개편과 인사 일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각각의 사안만 보면 행정통합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조정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이 과정들이 연속되면서 농업 행정의 안정 시점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는 데 있다. 조직개편 대상 공무원은 자신의 보직과 업무가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야 하고, 사업소와 소속기관 역시 향후 조직체계와 지휘 관계를 기다리게 된다. 본청 농정부서와 농업기술원, 사업소, 시·군과 농업 현장을 연결하는 행정체계를 빠르게 안정시키는 일이 중요해졌다.
특히 농업에서 시간은 행정의 달력과 다르게 움직인다. 농작물은 조직개편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파종과 정식, 생육관리와 수확에는 각각 적기가 있다. 8월에 결정해야 할 일을 10월에 결정하면 행정에서는 두 달의 지연이지만 농업에서는 한 작기, 때로는 한 해의 기회를 좌우한다. 폭염과 집중호우, 병해충, 가축방역처럼 하루가 급한 현안도 이어진다. 행정의 한 달이 농업 현장에서는 한 계절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농업 분야의 불확실성을 빠르게 걷어내는 일이다. 농업 조직의 체계와 역할을 확정하고 간부 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해 본청 농정부서-농업기술원-사업소-시·군-농업 현장으로 이어지는 지휘와 협업체계를 분명하게 세워야 한다. 소속 공무원에게는 자신의 자리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농업인에게는 정책과 사업이 예정된 시기에 움직인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국내 최초의 광역 지방정부 간 통합이라는 큰 실험을 시작했다.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과정에서 조정과 수정은 이어질 수 있다. 그 과정의 시간과 비용을 현장이 오래 부담하게 해서는 곤란하다. 이제 농업 분야부터 조직과 인사, 지휘체계를 조기에 안정시켜야 한다. 전남광주 농업이 통합특별시의 출범을 현장에서 체감하는 출발점은 ‘불확실성의 해소’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시 출범, 농업은 기다릴 수 없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7.25.).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시 출범, 농업 홀대는 전남 홀대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6.15.).
허북구. 2026.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농업, 조직이 경쟁력이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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