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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농업, 폭염의 장점을 찾자 - 농업 칼럼리스트·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8-10 08: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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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폭염은 농업에 많은 피해를 준다. 작물의 생육을 떨어뜨리고 일소와 낙과를 일으키며 가축의 생산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농업에서 폭염은 피하고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돼 왔다. 이러한 대응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기온이 높고 햇빛이 강하다는 조건 자체가 모두 불리한 것은 아니다. 기후가 달라지고 있다면 그 환경에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찾아야 한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건조이다. 농촌에서는 오래전부터 햇빛과 바람을 농산물 건조에 이용해 왔다. 고추, 무말랭이, 시래기, 곡물, 약용작물과 각종 농산물을 말리는 데 태양에너지를 이용했다. 여름철 높은 기온과 강한 일사는 이를 더욱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연에너지다.

  

물론 농산물을 한낮의 뜨거운 햇볕에 그대로 펼쳐 놓는 방식은 품질과 위생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대신 태양열을 이용하는 건조시설이나 위생적인 건조 시스템과 결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기로 열을 만들어 건조하는 데 드는 비용 일부를 자연에너지로 대체할 수 있다. 폭염을 에너지 비용 증가의 원인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건조에 이용할 수 있는 열에너지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다.

  

높은 온도를 좋아하는 작물도 있다. 오크라, 공심채(모닝글로리), 고구마를 비롯한 일부 고온성 채소와 아열대 작물은 온도가 충분히 높을 때 생육이 활발하다. 여름이 길어지면 이들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기간도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남광주는 비교적 따뜻한 지역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으므로 고온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품목을 선발하고 지역 적응성을 검토할 가치가 있다.

  

강한 햇빛도 자원이 될 수 있다. 농작물이 광합성을 하는 데 햇빛은 기본적인 에너지원이다. 작물에 따라 적정 범위에서 충분한 일조는 당 축적과 색소 형성, 향기성분 및 기능성 물질의 생성 등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강한 일사를 무조건 차단하기보다 작물별로 어느 정도의 빛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기에 빛을 피하는 기술과 함께 빛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재배기술도 필요하다.

  

종자 생산에서도 고온환경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기후변화가 계속된다면 내서성 품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여름철 고온은 내서성이 강한 계통을 선발하고 품종의 고온 적응성을 평가할 수 있는 자연적인 시험환경이 될 수 있다. 지역의 폭염 환경을 고온 적응성 품종 육성과 실증시험에 활용한다면 기후변화는 새로운 농업기술을 개발하는 현장이 될 수도 있다.

  

폭염은 농산물 가공과도 연결할 수 있다. 허브와 약용식물, 향신식물 가운데에는 수확 후 건조가 필요한 것이 많다. 잎과 꽃을 건조해 차나 향신료, 분말 등의 원료로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 태양열과 자연환기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소규모 건조시설을 적용한다면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농촌융복합산업을 운영하는 농가에서는 생산과 가공을 연결하는 자원으로 여름철 고온을 이용할 수 있다.

  

농업시설에서 발생하는 태양에너지 활용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여름철 시설하우스의 지붕과 농업시설 주변에는 막대한 태양에너지가 들어온다. 이를 작물에게는 적정 수준으로 조절하면서 전력 생산이나 온수, 건조 등에 이용하는 기술이 발전한다면 폭염기에 문제가 됐던 강한 일사는 농장의 에너지원으로 바뀔 수 있다. 농업과 에너지 생산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대한 연구와 실증이 필요한 이유다.

  

이제 지역별로 ‘폭염 활용 농업기술’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전남광주에서 여름철 온도와 일사량이 높은 지역을 조사하고, 그 환경에서 유리한 작물과 건조·가공 방법, 에너지 활용 가능성을 찾아야 한다. 농업기술센터와 연구기관도 폭염 피해를 조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온과 강한 일사를 이용할 수 있는 기술과 품목을 실증해 농가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

  

농업의 역사는 주어진 자연환경을 이용해 온 역사이기도 하다. 비가 많은 지역에서는 물을 이용했고, 바람이 많은 곳에서는 바람을, 햇빛이 풍부한 곳에서는 햇빛을 농업에 활용했다. 그렇다면 갈수록 강해지는 여름의 열과 햇빛 역시 활용 방법을 찾을 수 있다.

  

폭염의 피해를 줄이는 기술은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동시에 높은 온도와 강한 햇빛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찾아야 한다. 폭염을 견디는 농업에서 폭염을 이용하는 농업으로 시야를 넓힐 때 기후변화는 새로운 품목과 기술, 가공 및 에너지 활용을 만들어 내는 또 하나의 농업자원이 될 수 있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광주 농업, 폭염을 활용하자.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8.7.).

허북구. 2024. 폭염과 배 품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4.8.5.).

허북구. 2024. 장마철 채소 가격변동 패턴과 활용.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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