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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 농업, 폭염을 활용하자 - 농업 칼럼리스트·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8-07 09: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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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폭염으로 인해 과수는 일소 피해가 늘고, 벼는 고온 등숙으로 품질 저하가 우려되며, 시설재배 농가는 냉방과 관수 비용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폭염이 이어질 때마다 농업은 피해와 지원 대책에 관심이 집중된다. 물론 피해를 줄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폭염을 재해로만 바라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농업은 생산과 함께 시장을 읽는 산업이다. 폭염으로 변화하는 생산과 소비의 흐름을 분석하고 이를 농업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산물 가격은 수급에 따라 결정된다.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면 공급이 감소하고 가격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상추와 같은 엽채류는 고온에 약해 폭염이 계속되면 생육이 저하되고 출하량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시장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오르는 경우가 많다. 폭염기에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한 농가는 이러한 공급 공백을 활용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토마토와 오이, 딸기 육묘 등 일부 품목도 고온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생산량 감소는 소비자에게는 부담이지만, 안정적으로 생산해 출하하는 농가에게는 새로운 시장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장마철 상추 가격이 오르고 겨울 한파에 채소 가격이 상승하는 것처럼 폭염기에 특정 농산물의 공급이 줄어드는 현상도 반복되고 있다. 반복되는 현상은 예측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예측할 수 있다면 미리 준비할 수 있고, 준비한 농가는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폭염을 활용하는 첫 번째 전략은 출하 시기를 조절하는 것이다. 파종 시기와 정식 시기, 품종 선택을 달리하면 다른 농가의 출하량이 줄어드는 시기에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다. 내서성이 강한 품종을 선택하거나 차광시설, 미세살수, 자동관수 등 고온 대응 기술을 활용하면 폭염 속에서도 안정적인 생산이 가능하다. 앞으로는 생산량을 늘리는 경쟁보다 공급이 부족한 시기를 겨냥한 출하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두 번째는 차광시설 등 고온 대응 시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전남광주에는 차광망이 설치된 시설하우스와 스마트팜 등 폭염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시설은 강한 일사와 고온 스트레스를 줄여 작물의 생육을 안정시키고, 폭염으로 노지 생산이 감소하는 시기에 농산물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공급 공백이 발생하는 시기에 출하가 가능하다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농가 소득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품목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 것이다. 폭염은 모든 작물에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충분한 햇빛을 활용할 수 있는 일부 허브류와 아열대 작물은 새로운 소득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생과 판매에만 의존하지 않고 건조와 분말, 착즙, 발효, 가공품 생산으로 연결하면 폭염으로 인한 품질 편차와 출하 집중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치유농업과 농촌체험, 농촌융복합산업을 함께 운영하는 농장이라면 폭염기에도 다양한 프로그램과 상품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

  

폭염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장 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농업인은 기상예보뿐 아니라 도매시장 가격과 출하량, 소비 동향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어떤 품목의 공급이 부족해질 것인지, 어느 시기에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지 분석하면 재배계획도 달라질 수 있다. 앞으로의 농업은 잘 재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시장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능력이 농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행정기관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폭염 피해 조사와 복구 지원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폭염기에 공급이 부족해지는 품목과 가격 변동을 분석하고, 지역별 재배 여건과 유휴시설을 조사하여 적합한 품목과 작형을 제시하는 선제적인 기술지도가 필요하다. 농업기술센터와 연구기관이 이러한 정보를 농가에 제공한다면 농가는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새로운 소득 기회도 만들 수 있다. 이는 농가 소득 향상은 물론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기후변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폭염 역시 일시적인 이상기후가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농업환경의 일부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응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폭염을 피하는 데만 머물 것이 아니라 폭염 속에서 나타나는 시장의 변화를 읽고 활용하는 전략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

  

폭염은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지만 그 결과는 준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앞으로는 피해를 복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후 변화 속에서 새로운 재배기술과 품목, 시장을 발굴하는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농업인의 경험과 행정의 지원, 연구기관의 기술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폭염은 위기만이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전남광주 농업이 기후를 극복하는 농업을 넘어 기후를 활용하는 농업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4. 폭염과 배 품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4.8.5.).

허북구. 2024. 장마철 채소 가격변동 패턴과 활용.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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