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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농업의 성공 조건, 사람을 남기는 치유농장 - 한국명인명장연구소 대표 농학박사 허북구
  • 기사등록 2026-07-29 09: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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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치유농업의 성과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은 체험객 수와 매출을 먼저 떠올린다. 물론 치유농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익이 필요하다. 그런데 치유농업은 일반 관광이나 체험산업과는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한 번 방문하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 사람의 몸과 마음을 회복시키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곳이다. 그래서 치유농업의 진정한 성공은 프로그램을 많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데 있다.

 

여기서 사람을 남긴다는 것은 단순히 고객 명단을 확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농장을 찾은 사람이 다시 방문하고, 가족과 친구를 소개하며, 농장을 자신의 삶 속 치유 공간으로 기억하는 것을 말한다. 치유농업은 시설보다 관계가 경쟁력이고, 프로그램보다 신뢰가 경쟁력인 산업이다.

 

실제로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치유농장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프로그램 자체도 우수하지만, 참여자와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참여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작은 변화에도 관심을 가지며,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안부를 묻고 계절 소식을 전한다. 이러한 관계는 단순한 고객 관리가 아니라 치유의 연장선이다.

 

치유는 한 번의 프로그램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는 드물다. 스트레스와 우울감, 사회적 고립, 정서적 어려움은 일정한 시간과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조금씩 회복된다. 따라서 치유농업은 일회성 체험보다 지속적인 만남이 중요하다. 참여자가 농장을 다시 찾을 이유를 만드는 것이 곧 치유 효과를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사람을 남기는 치유농장은 참여자를 소비자로만 보지 않고, 함께 성장하는 동반자로 생각한다. 처음에는 체험객으로 방문했지만 계절마다 농장을 찾고, 봉사활동에 참여하거나 농산물을 구입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농장을 소개하는 관계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단순한 고객이 아니라 농장의 가장 든든한 자산이 된다.

 

치유농업에서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도 중요한 치유 자원이다. 참여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과 교감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얻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농장은 이러한 만남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영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유프로그램은 정해진 순서대로 진행한다고 해서 모두 같은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참여자의 표정과 말투를 살피고, 분위기에 맞게 프로그램을 조정하며, 작은 변화도 격려하는 운영자의 태도가 치유의 질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사람을 치유하는 것은 시설이 아니라 사람이며,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것도 사람이다.

 

사람을 남기는 치유농장은 직원과 자원봉사자도 함께 성장한다. 친절한 응대는 기본이고, 치유농업의 가치와 철학을 공유하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참여자가 누구를 만나더라도 편안함과 신뢰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대표 혼자만 노력해서는 지속적인 치유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농장 전체가 하나의 치유 공동체가 될 때 경쟁력이 높아진다.

 

지역사회와의 관계도 빼놓을 수 없다. 치유농장은 지역의 학교, 복지기관, 보건소, 의료기관, 마을공동체와 협력할 때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낸다. 지역 주민이 농장의 운영을 응원하고 함께 참여할 때 치유농장은 특정 사업이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키우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러한 신뢰는 새로운 참여자를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홍보가 되기도 한다.

 

디지털 시대에도 사람의 가치는 더욱 커지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홍보는 참여자를 만나는 좋은 도구이지만, 다시 찾게 만드는 것은 현장에서 받은 따뜻한 경험이다. 프로그램 내용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수 있지만, 자신을 존중받았다는 기억은 오래 남는다. 치유농업의 경쟁력은 최신 시설보다 사람을 대하는 진심에서 비롯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장 운영에서도 사람을 남기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는 감사 인사를 전하고, 계절별 소식과 농장 이야기를 공유하며, 새로운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등 관계를 이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은 관심이 쌓이면 참여자는 농장을 자신의 삶과 연결된 공간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관계는 재방문과 입소문으로 이어지고,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치유농업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자연을 활용하는 산업이며, 자연을 통해 사람을 연결하는 산업이다. 따라서 치유농장의 성공은 농장을 떠난 뒤에도 다시 찾고 싶은 마음을 남기고, 함께한 사람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농장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춘 치유농장이다. 치유농업의 미래는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났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을 남겼는가에 달려 있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치유농업의 성공 조건, 작은 차이가 큰 경쟁력이 된다.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7.22.).

허북구. 2025. 치유농업의 성공 조건, 현장에서 답을 찾는 농장.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칼럼(2026.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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