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농촌융복합산업 현장을 다니다 보면 새로운 상품 개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가공품을 만들고,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새로운 포장과 브랜드를 준비한다. 변화하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상품 개발은 중요하지만, 주력상품은 새로운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좋은 아이디어는 상품의 출발점이 될 수 있으나 상품을 만들었다고 해서 곧바로 주력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가 반복해서 찾고, 생산자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으며, 시장에서 일정한 신뢰를 얻을 때 비로소 주력상품으로 자리 잡는다. 주력상품은 개발되는 순간보다 그 이후에 어떻게 관리하고 키워 나가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주력상품의 출발점은 지역과 생산자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찾는 데 있다.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농산물이라고 해서 모두 경쟁력 있는 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상품은 가격 경쟁에 놓이기 쉽다. 반면 생산량이 많지 않더라도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 생산자의 경험과 기술이 결합되면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 수 있다. 상품을 개발할 때는 생산자의 판단과 함께 소비자의 시각도 고려해야 한다.
생산자는 원료와 제조과정, 품질에 관심을 두지만 소비자는 맛과 향, 디자인, 가격, 용량, 편리성, 선물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따라서 초기부터 소규모 판매와 시식, 체험 등을 통해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고 상품을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좋은 상품은 식물을 키우는 과정과 닮아 있다. 씨앗을 심었다고 곧바로 좋은 수확을 얻을 수 없듯이, 상품도 한 번 만들었다고 바로 주력상품이 되지는 않는다. 물을 주고 가지를 다듬으며 생육 상태를 살피듯, 소비자의 반응에 따라 품질과 포장, 용량, 디자인, 가격, 판매방식을 차근차근 개선해야 한다. 이러한 관리가 꾸준히 이어질 때 상품은 시장에 뿌리를 내리고 성장한다.
현장에는 품질과 상품성이 뛰어나 주력상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상품이 많다. 생산자는 오랫동안 다뤄 온 상품이므로 장점을 잘 알고 있지만, 처음 접하는 소비자는 원료의 특성과 제조방법, 다른 상품과의 차이, 활용 가치를 쉽게 알기 어렵다. 좋은 상품을 만드는 일과 그 우수성을 소비자가 이해하도록 알리는 일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주력상품을 키우기 위해서는 일회성 홍보보다 계획적인 소개가 필요하다. 상품의 모든 장점을 한 번에 알리고 끝내기보다 연간 또는 분기별 홍보 일정을 세우고, 주제별로 순차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이 효과적이다. 처음에는 지역성과 원료의 우수성을 알리고, 다음에는 생산자의 철학과 제조기술을 소개할 수 있다. 이후에는 맛과 활용법, 소비자 반응, 계절별 이용, 품질 인증, 수상 실적 등 새로운 장점을 차례로 알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새로운 주제를 소개할 때마다 상품 품질의 우수성을 함께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젯거리만 강조하면 잠시 주목을 받을 수 있지만 상품의 신뢰로 이어지기 어렵다. 반면 새로운 이야기와 품질 정보를 함께 축적하면 같은 상품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가치를 가진 상품으로 인식된다.
소개 방법과 테마도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SNS 콘텐츠와 언론 보도, 박람회 참가, 시식회, 체험행사, 계절 이벤트, 전문가 평가, 소비자 후기 등이 모두 상품을 새롭게 알리는 기회가 된다. 중요한 것은 행사나 홍보를 그때그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성장 단계와 계절, 판매 계획에 맞춰 소개 일정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계획적으로 노출하면 반짝 관심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기억 속에 상품을 지속적으로 자리 잡게 할 수 있다.
상품군의 구성도 주력상품 육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현장에서는 주력상품과 부주력상품, 계절상품, 체험상품의 성격이 서로 다른데도 각각 따로 개발하고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상품 간 관계가 약하면 소비자의 추가 구매를 이끌기 어렵고, 상품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도 분산된다.
주력상품을 중심으로 상품군의 역할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주력상품은 업체를 대표하고 고객을 불러오는 역할을 하며, 부주력상품은 선택의 폭을 넓히고 구매금액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계절상품은 시기별 관심을 이어 주고, 체험상품은 상품의 생산과정과 가치를 직접 이해하게 한다. 함께 먹거나 사용할 수 있는 상품, 선물세트로 구성할 수 있는 상품, 체험 후 자연스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연결하면 상품군 전체의 시너지 효과가 커진다.
농촌융복합산업체의 경쟁력은 상품의 개수보다 소비자가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 상품이 있는가에 달려 있다. 수십 가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서로 연계되지 않고 대표성이 없다면 시장에서 기억되기 어렵다. 반면 주력상품을 중심으로 품질을 높이고, 계획적으로 장점을 알리며, 관련 상품과 체험을 연결하면 하나의 상품이 업체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 중심축이 될 수 있다.
주력상품은 어느 날 갑자기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자원의 발굴, 소비자의 선택, 반복적인 개선, 안정적인 품질관리, 계획적인 홍보와 상품군의 연계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만들어진다. 결국 주력상품은 한 번 개발하고 끝내는 상품이 아니라, 식물을 가꾸듯 꾸준히 관리하고 시장 속에서 키워 가는 상품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농촌융복합산업체, 주력상품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7.20.).
허북구. 2026. 농촌융복합산업체, 주력상품 정착이 우선돼야 한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7.16.).
기사의 무단 전제나 복제를 금합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430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