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최근 컨설팅을 위해 방문한 한 관광체험농장에서 농장주는 새롭게 조성할 포토존 예정지를 안내했다. 메인 농장에서 약 200m 떨어진 곳이었다. 그곳에는 닭 모이 주기 체험 공간이 있었고, 봉숭아로 손톱을 물들이는 체험도 할 수 있었다. 과수 주변에는 계절꽃이 심어져 있었으며, 식물 덩굴터널도 조성되어 있었다. 산책을 하거나 사진을 찍기에는 오히려 메인 농장보다 더 아름다운 공간이었다.
하지만 농장의 경영 측면을 생각하면 포토존을 설치하기에는 좋은 장소가 아니였다. 대부분의 방문객은 이곳까지 오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농장의 주력 프로그램인 분경 체험은 메인 농장에서 이루어졌고, 어린이집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공급하는 분경용 상품도 이곳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농장 매출의 90% 이상이 메인 농장에서 발생하고 있었으며, 대부분의 방문객도 체험을 마친 뒤 상품을 구입하고 일정을 마무리했다. 실제로 두 번째 공간까지 이동하는 사람은 방문객의 20%도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 순간 필자는 농장주에게 포토존의 목적을 생각해 보라고 권했다. 많은 사람들은 포토존의 목적을 사진을 찍는 장소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치가 좋거나 꽃이 아름다운 곳이면 포토존으로 적합하다고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관광체험농장, 치유농장 같은 곳에서의 포토존은 일반 관광지의 포토존과는 목적이 다르다. 관광지에서는 추억을 남기는 것이 목적일 수 있지만, 관광체험농장의 포토존은 농장의 브랜드를 알리고, 대표 상품을 기억하게 하며, 체험을 상품 구매로 연결하는 경영전략이어야 한다.
포토존은 '사진이 잘 나오는 장소'를 만드는 시설이 아니다. 방문객이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을 때 그 사진 한 장이 농장을 홍보하고 대표 상품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사진을 본 사람이 "저 농장에 한번 가보고 싶다", "저 체험을 해보고 싶다", "저 상품을 구입하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포토존의 진정한 목적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사례의 농장에서 포토존이 가장 필요한 곳은 메인 농장이었다. 체험객이 직접 만든 분경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농장의 대표 작품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며, 사진 속에 농장 이름과 대표 상품이 자연스럽게 함께 담기도록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방문객은 사진을 남기지만 농장은 그 사진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고 대표 상품을 홍보하게 된다.
포토존은 또한 고객의 동선과도 연결되어야 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공간이라도 대부분의 고객이 찾지 않는 장소라면 활용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방문객이 반드시 지나가는 곳에 포토존이 있으면 체험과 사진 촬영, 상품 구매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고객이 체험을 마친 뒤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대표 상품을 둘러보고, 구매까지 이어지는 동선이 만들어질 때 포토존은 비로소 경영적 가치를 갖는다.
포토존은 주력 상품과의 연계도 빼놓을 수 없다. 예쁜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고 해서 그 농장의 대표 상품이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덩굴터널에서 멋진 사진을 남겼다고 해서 분경 체험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다. 사진은 남았지만 상품이 기억되지 않는다면 홍보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관광체험농장의 포토존은 고객의 시선을 주력 상품으로 모으는 공간이어야 한다. 사진 속에 농장의 대표 상품이 있고, 대표 체험이 있으며, 농장의 브랜드가 함께 담겨야 한다. 그래야 사진 한 장이 농장의 광고가 되고, 방문객은 자연스럽게 농장의 홍보자가 된다.
최근 관광체험농장, 치유농장, 농촌융복합산업체 등에서는 포토존을 조성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포토존은 다른 농장에 있으니 우리도 하나 만들어야 하는 시설이 아니다. 어디에 만들 것인지,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고객에게 무엇을 기억하게 할 것인지, 어떻게 대표 상품과 연결할 것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포토존의 성패는 시설의 규모나 디자인보다 이러한 전략에 의해 결정된다.
결론적으로 관광체험농장의 포토존은 장식시설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동선을 설계하고, 브랜드를 각인시키며, 대표 상품을 알리고, 체험을 매출로 연결하는 전략적 공간이자 시설물이다. 아름다운 풍경보다 중요한 것은 농장의 경쟁력이 가장 잘 보이는 장소이며, 멋진 조형물보다 중요한 것은 대표 상품이 가장 돋보이는 공간이다. 그래서 관광체험농장의 포토존은 단순한 촬영 공간이 아니라 고도의 경영전략이라는 생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0. 전남 체험농장, 사진찍기 좋은 곳은 어디에, 왜 마케팅이 중요한가.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0.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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