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얼마 전 대만의 농업전문매체인 농전매(農傳媒, AgriHarvest)에 소개된 '땅콩 콩나물' 기사를 흥미롭게 읽었다. 작은 땅콩이 새로운 미식 재료로 주목받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 따르면 대만의 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셰프는 처음 땅콩 콩나물을 보았을 때 희귀한 버섯으로 착각했다고 한다. 맛을 본 뒤에는 "배를 연상시키는 달콤함과 상큼한 풍미"를 높이 평가하며 기존 새싹채소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독특한 식감과 향을 가진 새로운 식재료라고 소개했다. 익숙한 땅콩에서 전혀 새로운 먹거리가 탄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더욱 관심을 끈 것은 생산 방식이었다. 땅콩 콩나물을 생산하는 곳은 원래 콩나물을 재배하던 지역이었다. 땅콩 콩나물은 전통적으로 생산해 온 품목이 아니라 기존의 콩나물 생산시설과 재배기술을 활용해 새롭게 개발한 작목이었다. 익숙한 시설과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농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재배 현황도 살펴보았다. 국내에서는 '땅콩새싹' 또는 '땅콩나물'이라는 이름으로 재배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국립식량과학원과 대학 연구진은 싹채소에 적합한 품종 선발, 재배 환경, 기능성 성분 변화 등에 관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해 왔으며, 일부 농가에서는 상품 생산도 이루어지고 있다. 즉, 우리나라에 땅콩 콩나물이 없는 것이 아니라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시장 규모도 크지 않은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다만 국내에서 소개된 제품과 대만 사례를 비교해 보면 외형에서는 적지 않은 차이가 느껴졌다. 대만의 땅콩 콩나물은 머리 부분이 둥글고 통통하게 형성되어 작은 버섯을 연상시킬 만큼 상품성이 뛰어났다. 반면 국내 제품은 형태의 균일성과 외관에서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물론 사진만으로 품질을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소비자는 제품을 처음 접하는 순간 외관에서 첫인상을 결정한다. 그만큼 상품성은 농산물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차이는 재배기술과도 관련이 있다. 땅콩 콩나물은 빛에 노출되면 곧바로 잎이 자라기 때문에 상품성이 높은 형태를 유지하려면 온도와 습도는 물론 광 관리까지 세심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생육 기간은 짧지만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는 결코 쉬운 작물이 아니다. 결국 새로운 농산물일수록 품종 선택에서부터 재배기술, 수확 시기까지 표준화가 이루어져야 안정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땅콩 콩나물의 매력은 외형만이 아니다.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에 은은한 땅콩 향이 어우러지고, 씹을수록 배를 연상시키는 달콤함과 상큼한 풍미가 느껴진다고 한다. 일반 콩나물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맛을 제공하는 식재료인 셈이다. 샐러드와 냉채, 비빔요리, 볶음요리 등 다양한 음식에 활용할 수 있어 새로운 식재료를 찾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영양학적인 가치도 높다. 땅콩은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비타민 E, 엽산, 칼륨, 마그네슘 등이 풍부한 식품이다. 여기에 발아 과정에서 저장 영양분이 분해·전환되면서 레스베라트롤과 폴리페놀 등 항산화 성분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능성을 활용한 식품과 건강 소재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맛은 물론 건강 측면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식재료인 것이다.
농업은 이제 단순히 농산물을 생산하는 시대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같은 땅콩이라도 볶아서 판매하는 것과 발아시켜 새로운 식재료로 판매하는 것은 시장도, 소비층도 달라진다. 익숙한 농산물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더하는 것만으로도 부가가치를 크게 높일 수 있다.
특히 지역 농업과 6차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차별화 전략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마다 비슷한 농산물을 생산해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소비자가 기억할 수 있는 독특한 품목과 새로운 먹거리,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 땅콩 콩나물처럼 기존 농산물에 새로운 가치를 더한 식재료는 신선농산물 판매에 그치지 않고 가공식품, 지역 음식, 농촌관광, 체험 프로그램 등과 연계해 더욱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하나의 작은 아이디어가 지역 브랜드를 만들고 새로운 소득을 창출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대만의 땅콩 콩나물이 보여준 가능성은 우리 농업에도 좋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새로운 농산물의 경쟁력은 희소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가 감탄할 만한 품질과 상품성, 그리고 차별성을 꾸준히 만들어 가는 데 있다. 전남광주에서도 대만의 사례처럼 지역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된 농산물을 적극 발굴하고 생산과 활용을 확대함으로써 농업과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 농산물 가공과 6차산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6.22.).
허북구. 2026. 전남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 농산물 가공과 6차산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6.18.).
기사의 무단 전제나 복제를 금합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429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