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이른 봄에는 쑥부쟁이, 머위, 쑥, 취 등 많은 식물들이 나물로 이용된다. 겨우내 얼어 있던 땅이 풀리면서 연둣빛을 내밀고, 사람들은 그 어린 순을 뜯어 국을 끓이고, 떡을 만들고, 나물로 무쳐 먹는다. 향긋한 봄내음을 품은 나물은 봄을 대표하는 식재료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면 상황은 달라진다. 무성하게 자란 봄나물들은 농부들에게 골칫거리다. 밭을 뒤덮고 작물의 생육을 방해하는 잡초가 되기 때문이다. 봄에는 귀한 나물이던 식물이 여름에는 제거해야 할 잡초가 되는 셈이다.
물론 일부 식물은 성장하면서 질겨지거나 식용에 적합하지 않게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상당수의 자생식물은 성숙한 뒤에도 식용이 가능하며, 다만 식감이 거칠어지고 섬유질이 많아질 뿐이다. 여기에 봄이 지나면 상추와 배추, 열무, 오이 등 다양한 재배채소가 풍부하게 공급되기 때문에 굳이 거친 야생식물을 먹을 이유가 줄어드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생식물을 너무 단순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식용으로 적합한 시기를 지나면 모두 잡초라는 인식으로 끝내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자생식물에는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이 들어 있다.
쑥에는 항산화 성분과 정유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쇠비름에는 오메가-3 지방산과 폴리페놀이, 질경이에는 다양한 점액질과 페놀성 화합물이 알려져 있다. 머위 역시 어린잎은 나물로 이용하지만 뿌리와 잎에는 여러 기능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는 이러한 자생식물을 식품, 건강음료, 화장품 소재 등으로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머위 뿌리를 덖어 차처럼 마시거나 추출물을 건강음료 등에 활용한 제품이 출시되어 있으며, 쑥 역시 차와 음료, 건강식품, 화장품 원료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봄나물이라는 기존의 이용 방식에 머물지 않고 식물의 부위별 특성과 기능성 성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오늘날 천연물 산업은 식용을 넘어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의약 소재, 반려동물 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봄나물로만 소비되던 자생식물도 이러한 산업과 연계한다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리 주변에는 이름조차 제대로 불리지 못하는 자생식물이 많다. 농촌에서는 제초 대상이지만 연구자의 눈으로 보면 아직 활용되지 않은 생물자원일 수도 있다. 식용이 어렵다면 기능성 식품 소재나 향료, 천연색소, 화장품 원료, 바이오 소재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보전이 중요한 시대일수록 토착 자생식물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외국의 기능성 원료를 수입하기보다 우리 땅에서 자연스럽게 자라는 식물의 잠재력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지속가능한 농업과 지역산업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봄에는 식용이지만 여름에는 잡초가 되는 식물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이용 방식이 바뀌었을 뿐 식물의 가치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이제는 '먹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넘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관점으로 자생식물을 다시 바라볼 때다.
특히 나물 식물을 재배할 경우 나물로 한정하면 봄에는 상품성이 있어 생산성이 낮으나 여름에도 이용할 수 잇는 상품을 개발하면 소득을 보다 높일 수 있는 소득작목이 된다. 따라서 자생식물을 상품화 방식을 연구하고, 단순한 잡초가 아니라 미래 농업과 바이오산업의 자원이라는 관점에서 연구하고 산업화하려는 노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6. 전남 농업의 새로운 가능성, 농산물 가공과 6차산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6.22.).
허북구. 2026. 고령화 시대 전남 농산물, 섭취 용이성으로 재설계.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4.13.).
허북구. 2025. 사찰음식과 전남의 나물자원.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2.11.).
기사의 무단 전제나 복제를 금합니다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jnnews.co.kr/news/view.php?idx=4289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