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마지막 단추까지 어긋나기 쉽다. 통합특별시의 농업도 마찬가지다. 통합은 시너지 효과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다. 하지만 시너지 효과는 통합이라는 제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국내외 성공 사례들은 철저한 현황 분석과 미래 예측,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설계와 실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농업 역시 출범 초기 어떤 방향을 설정하고 어떤 전략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전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농업 생산지역이다. 쌀과 과수, 채소, 축산, 수산업 등 다양한 농수산물을 생산하며 전국적인 공급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광주는 연구기관과 대학, 소비시장, 식품산업 기반, 인공지능 산업 역량을 갖추고 있다. 통합특별시 출범의 의미는 행정구역을 하나로 묶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전남의 생산 역량과 광주의 연구개발·산업 역량을 결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다.
그동안 농업정책은 생산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았다. 생산량을 늘리고 소득을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의 농업 경쟁력은 생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농업을 중심으로 얼마나 많은 산업을 육성하고 연결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세계 농업 선진국들이 강한 이유도 농산물을 많이 생산해서가 아니다. 농업을 중심으로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을 함께 육성하여 거대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농업 전략의 핵심 역시 여기에 있어야 한다. 농업을 1차 산업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 농업이 성장하면 관련 산업이 함께 성장하고, 관련 산업의 발전은 다시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먼저 전방산업 육성이 중요하다. 전방산업은 농업 생산을 지원하는 산업이다.
종자산업과 육묘산업, 농기계산업, 스마트팜 기자재 산업, 환경제어장치, 센서와 데이터 분석 시스템, 농업용 드론과 로봇, 비료와 배지 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전남은 이러한 농업기술과 기자재를 실제 활용하고 검증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농업 현장과 수요 기반을 갖추고 있다. 미래 농업은 더 이상 노동력과 경험에만 의존하는 산업이 아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자동화 기술이 결합되는 첨단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전남은 주요한 소비지라는 점에서 전남과 광주의 결합은 큰 의미를 가진다.
광주는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지향하고 있으며 첨단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농업 현장과 실증 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광주에서 개발된 인공지능 기술과 스마트농업 장비를 전남의 농업 현장에서 실증하고 산업화하는 구조를 만든다면 전국적인 농업기술 혁신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 농업이 기술산업을 키우고 기술산업이 다시 농업을 발전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후방산업 육성은 더욱 중요하다. 농산물 생산만으로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렵다. 생산된 농산물이 가공과 식품산업, 유통과 물류, 수출, 외식산업, 관광산업으로 연결될 때 농업의 가치가 비약적으로 확대된다. 특히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주목해야 할 분야는 K-푸드 산업이다. 전남은 전국 최대 농수산물 생산지일 뿐 아니라 남도음식이라는 강력한 문화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양한 발효음식과 김치, 젓갈, 장류, 해산물 음식, 지역별 향토음식은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자원이다. 최근 한류 확산과 함께 한국 음식에 대한 세계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농산물을 원물 상태로 판매하는 데 머물 것이 아니라 식문화와 결합하여 새로운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
광주의 연구개발 역량과 식품산업 기반, 전남의 풍부한 농수산물과 음식문화를 연계한다면 생산에서 가공, 외식, 관광, 수출까지 이어지는 K-푸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식품산업 육성을 넘어 지역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농업은 식품산업의 출발점이며, 식문화는 관광산업의 중요한 자원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농업과 식문화, 관광을 연결한다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푸드 거점으로 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역 농산물 생산과 식품 가공, 음식관광, 수출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 농업의 경제적 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설계이다. 어떤 산업을 육성할 것인지, 어떤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인지, 농업과 인공지능 산업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K-푸드 산업을 어떻게 세계화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농업인과 전문가, 연구기관, 기업, 행정이 함께 참여하여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개별 사업만 추진한다면 기대했던 시너지 효과를 얻기 어렵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농업의 미래는 농업을 중심으로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을 함께 육성하고, 인공지능과 스마트농업 기술, 식품산업과 K-푸드, 관광과 수출을 연결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통합은 그 가능성을 열어준 출발점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철저한 분석과 설계, 그리고 일관된 실행이다. 농업을 축으로 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진정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2. 나주시, 스마트팜 후방산업 육성 최적지이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2-06-13).
허북구. 2022. 전남농업 후방산업 육성해 시너지효과 내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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