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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트 메라비언의 정서 전달 이론과 치유농업 - 전주기전대학 치유농업과 최연우 교수
  • 기사등록 2026-05-11 08: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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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인터넷신문]사람은 말을 통해서 의사 소통을 하고 감정을 전달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데 말보다 오히려 표정과 분위기, 목소리의 억양이 상대의 감정 이해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있다. 이란 출생의 미국 심리학자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은 인간의 감정 전달 과정에서 비언어적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한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메라비언은 1939년 이란에서 태어났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에서 공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클라크대학교(Clark University)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심리학과 교수로 활동하며 인간의 감정 표현과 대인관계, 비언어적 의사소통 분야를 연구하였다. 그는 특히 감정과 태도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언어보다 표정과 목소리 같은 비언어적 요소가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로 유명하다.

 

흔히 ‘7-38-55 법칙’이라고 불리는 그의 연구는 감정이나 호감·비호감 같은 정서적 태도를 전달할 때 언어적 요소는 7%, 목소리의 톤은 38%, 표정과 몸짓 같은 시각적 요소는 55%의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물론 이 수치는 모든 의사소통 상황에 그대로 적용되는 절대적 법칙은 아니다. 그러나 감정과 관계 형성에서 비언어적 요소가 중요하다는 점은 오늘날에도 널리 인정받고 있다. 특히 치유농업처럼 사람의 정서 안정과 관계 회복, 심리적 편안함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야에서는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치유농업 현장에서는 프로그램 내용이나 운영 방식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어떤 작물을 활용할 것인가, 어떤 체험을 운영할 것인가, 어떤 교육 효과를 기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많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 참여자에게 가장 먼저 전달되는 것은 프로그램 설명서가 아니라 공간의 분위기와 사람의 표정, 그리고 농장의 감성이다.

 

예를 들어 치유농장을 방문했을 때 입구가 정돈되어 있고, 흙과 식물의 느낌이 자연스럽게 살아 있으며, 운영자의 표정이 편안하고 따뜻하다면 참여자는 긴장을 낮추기 쉽다. 반대로 프로그램 내용은 좋아도 공간이 어수선하거나 운영자의 태도가 경직되어 있다면 심리적 안정감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치유농업이 단순한 체험 산업이 아니라 감정 경험 산업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메라비언의 관점에서 보면 치유농업은 언어 중심의 활동이 아니라 ‘분위기 중심의 치유’에 가깝다. 치유는 설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 속에서 형성된다. 농장에서 흙을 만지고, 식물을 바라보고, 함께 음식을 만들고 먹는 과정에서 사람은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 전달보다 감정의 흐름이다.

  

특히 음식치유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함께 채소를 씻고, 재료를 자르고, 음식을 나누는 과정은 단순한 조리 활동이 아니다. 참여자들은 말이 많지 않아도 서로의 분위기를 느끼고 관계를 형성한다. 공동 식사는 개인의 식행동을 사회적 경험으로 바꾸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과정 자체가 정서적 안정감을 만든다.

 

농촌관광에서도 마찬가지다. 관광객들이 기억하는 것은 단순히 시설 규모가 아니다. 친절한 인사, 따뜻한 분위기, 편안한 공간, 정감 있는 식사 경험 같은 요소들이 지역 이미지를 형성한다. 결국 사람은 정보를 기억하기보다 감정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측면에서 치유농업은 단순히 프로그램 수를 늘리는 방향보다 ‘어떤 분위기와 감정을 제공할 것인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

 

치유농업 운영자 교육에서도 이러한 관점은 중요하다. 현재는 프로그램 개발이나 안전관리, 운영 절차 중심의 교육이 많지만, 실제로는 운영자의 표정과 말투, 공간 연출 능력, 참여자와의 관계 형성 방식 등이 더 중요한 경우가 많다. 같은 프로그램이라도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참여자의 만족도와 몰입감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치유농장의 경쟁력도 감성 품질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시설 규모나 예산만으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있다. 오히려 작은 농장이라도 따뜻한 분위기와 진정성 있는 교류가 있다면 높은 만족도를 만들 수 있다. 최근 웰니스 관광이나 슬로우 관광이 주목받는 이유도 단순한 소비보다 심리적 안정과 감정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흐름과 관련이 있다.

 

메라비언의 정서 전달 이론은 치유농업에서 참여자에게 무엇을 설명하고 있는가보다 어떤 감정을 전달하고 있는가를 고민하게 한다. 치유농업의 본질은 기술이나 시설만이 아니라 사람과 공간, 분위기가 함께 만드는 정서적 경험에 있다. 그러므로 치유농업의 힘은 말보다 먼저 전달되는 따뜻함 속에서 시작될 수 있다.

 

참고문헌

최연우. 2026. 티모시 윌슨의 무의식적 자기 이해와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4.30.).

스티븐 포지스의 다중미주신경이론과 치유농업.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4.25.).

최연우. 2026. 치유농업에서 대상자별 음식치유의 심리적 접근. 전남인터넷신문 치유농업과 음식 칼럼(2026.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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