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인터넷신문]세계 쇠고기 수출량의 상위는 1위 브라질(375만톤), 2위 미국(122만톤), 3위 호주(196만톤)이다. 각 곳에서 화제가 되는 미국을 제외하고, 브라질과 호주의 수출에 대한 사고방식을 살펴보면 큰 차이가 있다. 호주는 국가 단위의 전자 개체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모든 소에 RFID(National Livestock Identification System, 전호 가축 식별 시스템) 태그를 부착하고 이동과 이력을 추적한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관리가 아니라 수출 전략 그 자체다. 일본, EU, 미국과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한 선택이다. 이력 추적이 가능하다는 것은 ‘안전하다’라는 것을 넘어서 ‘설명할 수 있다’라는 의미가 된다.
브라질은 양을 중심에 둔다. 세계 최대 수준의 사육 두수를 바탕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개체 단위의 정밀 관리보다 농장이나 로트 단위의 관리가 중심이다. 안전성과 이력 관리에서 문제가 발생해 수출이 일시 중단되는 사례도 반복되지만, 전체 구조는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이 그 정도이기 때문이다.
물론 브라질에는 SISBOV(소·물소 원산지·생산 체인 식별 시스템) 등이 있지만 대상은 '전체 소가'가 아니라 RFID(무선 자동 식별)도 필수는 아니다. 시인에 의한 이어 태그를 주체로 하고, 관리는 농장 단위·롯트 관리가 중심이다. 두 나라의 차이는 우열이 아니라 무엇을 고객으로 설정했는가의 차이다.
브라질은 가격과 물량을 요구하는 시장을, 호주는 신뢰와 기준을 요구하는 시장을 선택했다. 그 선택에 따라 생산 방식, 관리 체계, 비용 구조까지 모두 달라졌다. 이 사례는 전남 농산물 수출을 생각할 때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지금 전남의 농산물은 품질이 낮아서 문제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국내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수출로 나가는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 품질이 아니라 ‘설명 가능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안전하다”라는 것이 경험과 신뢰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그 신뢰를 문서와 데이터로 증명해야 한다. 생산 이력, 농약 사용 기록, 유통 경로, 인증 체계가 모두 요구된다. 이것은 품질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의 문제다. 여기에서 흔히 생기는 오해가 있다. 국제 기준을 ‘과잉 품질’로 보는 시각이다. 국내에서는 필요 없으니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수출을 전제로 하면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최소 조건이 된다. 인증은 품질을 높이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언어에 가깝다. 또 하나의 문제는 비용이다. 개체 관리나 인증, 데이터 구축은 분명 추가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러나 이를 단순한 부담으로 보면 방향을 잡기 어렵다. 호주의 사례처럼 이것은 보험에 가깝다. 수출 중단을 막고, 거래 신뢰를 유지하는 비용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다.
전남 농산물 수출도 같은 방향에서 출발해야 한다. 우리는 누구를 고객으로 볼 것인가. 가격 중심 시장을 택할 것인지, 신뢰와 기준을 중시하는 시장을 택할 것인지에 따라 전략은 완전히 달라진다. 만약 고부가가치 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지금의 생산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이어지는 데이터 체계, 인증, 이력 관리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개별 농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지역 단위나 정책 차원에서 풀어야 한다. 이것은 한 농가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격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다면 비용 구조를 낮추고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두 길을 동시에 가려면 제품과 시장을 분리해야 한다. 국내용, 수출용을 구분하고 각각에 맞는 기준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선택이다. 모든 시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방식은 없다. 브라질과 호주는 그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 전남 농업이 수출을 이야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좋은 농산물’이라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누구에게,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그 순간 농산물은 단순한 생산물이 아니라 하나의 전략이 된다.
참고문헌
三石誠司. 2026. グローバルとローカル 世界は今; 設計思想の違い, 牛肉:ブラジルと豪州. 日本農業協同組合新聞(2026.1.23.)
三石誠司. 2026. グローバルとローカル 世界は今; 設計思想の違い, ブラジル・豪州・日本の比較から見えてくるもの. 日本農業協同組合新聞(2026.2.13.)
허북구. 2025. 일본 농업의 국제적 대응 전략과 전남 농업.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6.12.11.).
허북구. 2025. K-푸드의 현지화 식재와 전남 농수산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농업칼럼(202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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